단편/HQ!!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에야쿠] My fair king 계간리에야쿠 12월호 My fair kingw.비누꽃 “하아, 하…….” 거친 숨소리가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갈랐다. 하이바 리에프는 무릎을 꿇지 않으려 버티며 저를 둘러싼 검은 정장의 사내들을 훑어보았다. 저 각목에 팔을 정통으로 맞은 게 세 번, 저 쇠파이프로 등짝이 후려쳐진 게 방금이었다. 칼바람에 건조해진 입술은 빗겨나간 주먹 한 번에도 잔뜩 터져버렸다. 찝찔한 쇠맛을 혓바닥으로 느끼며 리에프는 천천히 눈을 내리감았다. 모히칸 헤어의 험상궂은 사내가 그를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제때제때 돈을 갚아야 할 거 아니야. 너희 집 넘어간 지 오래고, 늬 아부지 날른 지 오래고. 누나고, 엄마고 하나씩 싹 다 튀었네?” 리에프의 뒤에 서 있던 사내가 그의 무릎을 뒤에서 걷어찼다. 마침내 바닥에 .. 더보기 [리에야쿠] 네 마음속으로 퇴근시켜줘 계간리에야쿠 9월호네 마음속으로 퇴근시켜줘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N인터내셔널 종합상사 영업팀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야쿠 모리스케였다. 그는 영업1팀의 대리로, 겉모습은 언뜻 대학생으로 착각할 만큼 귀여운 외모였지만 자신의 손에 들어온 계약 리스트는 성사시키거나 개박살을 만들어 버리거나 둘 중 하나라는 다소 거친 소문이 따라붙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성사시키는 쪽에서 끝났으니 그리 흉흉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야쿠는 언제나처럼 전날 야근의 여파로 핏발이 선 눈을 비비며 복도를 걷고 있었다. 회사 수면실에서 잘 때마다 가위에 눌리는 통에 어쩌다보니 찜질방에서 편한 고무줄 반바지 차림으로 눈을 붙이고 뜨거운 물로 목욕까지 한 터라 차림새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대리님, 어디 다녀오세요?”“.. 더보기 [리에야쿠] 두 뼘 차이 두 뼘 차이계간리에야쿠 6월호w. 비누꽃 -동생아, 오늘 공강이지? 누나 노트북에 꽂힌 usb좀 학교로 가져다 줘, 사랑해! 평소처럼 사랑과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누나의 문자를 받고, 하이바 리에프는 침대를 뒹굴며 귀찮음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누나인 아리사와는 두 살 터울, 각자 다니는 대학은 집을 기준으로 서로 반대편에 있었다. 워낙에 사이좋은 남매이다 보니 시간표까지 꿰고 있는 게 문제였다면 문제였을까. 리에프는 대외적으로 아름답고 똑똑하고 완벽한 누나가 사실은 과제를 집에 두고 가는 게 다반사인 덜렁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지 궁금했다. 그래도 평소에는 프린트물을 두고 가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이메일로 과제를 보내주겠다고 해도 누나는 막무가내였다. usb에 보면 안 되는 거라도 있는지 비.. 더보기 [엔노후타] 지옥에도 별이 뜬다 지옥에도 별이 뜬다엔노시타 치카라 X 후타쿠치 켄지w.비누꽃 별이 보고 싶은 날에는 늘 손끝에 불꽃을 띄웠다. 차분한 갈색 머리에 검은 가죽으로 만든 가벼운 평상복을 입은 소년은 길을 걷다 말고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밤공기는 싸늘하리만큼 차가웠고, 언제나처럼 제국의 수도부터 변방까지는 밤하늘에 별이라곤 없었다. 잠시 멈춰 선 소년의 손가락 끝에 문득 불꽃이 피어올랐다. 작은 불씨는 그의 의도대로 하늘로 치솟다가 곧 수십 갈래로 부서져 흩어졌다. 꼭 그렇게 사라지고 싶은 것이 소년의 바람이었다. 그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후타쿠치 켄지가 명령을 받은 것은 사흘 전. 제국군 총사령관의 공식 집무실이 아닌, 자신이 머물고 있는 황궁의 가장 은밀하고 가장 어두운 방에서였다. 제국군의 상징인 은으로 된 손잡.. 더보기 [카마후타/코가후타] 상식 상실 intro 상식 상실카마사키 야스시 X 후타쿠치 켄지 X 코가네가와 칸지 w.비누꽃 카마사키 야스시는 이 일대를 관리하는 양아치였다. 후타쿠치 켄지는 그를 죽도록 싫어했다. 그가 나타나는 날이면 온갖 핑계를 대며 방구석에 숨어 있으려 했지만 마담은 꼭 매를 번다며 카마사키의 깍두기들이 그의 방까지 비집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었다. 멱살 잡혀 끌려가는 취미라도 있냐고 혀를 끌끌 차는 소리는 언제나 후타쿠치가 고래고래 내지르는 반항이라기보다 발악에 가까운 비명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여자 손님의 지명은 뚝 끊기다시피 했다. 분명 후타쿠치는 뺀질뺀질한 외모에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먼 정도의 신비감을 유지하는 타고난 성격으로 인기가 좋았다. 그러니 돈이라면 환장한 실장과 마담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갖다 팔 수 .. 더보기 [쿠로야쿠] You know how I feel You know how I feel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1.이상한 일이 생겼다. 처음 그걸 알아챈 건 교실에서였다. 나는 평소처럼 쿠로오의 뒷자리에 앉아 책상서랍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오 분 정도 남은 쉬는 시간을 확인하고 책상 위의 우유를 집어 들어 뜯었다. 편의점에서 챙겨 준 빨대의 비닐을 벗기고 우유팩에 꽂아 한 입을 빨자마자 앞에서 수학 숙제를 하던 쿠로오가 몸을 돌려 나를 마주보고 앉았다. 나는 분명 서랍을 정리하기 전 빵을 두 개나 먹은 상태였다. 그러나 쿠로오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난 갑자기 너무 배가 고파졌다. 아마 그도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쿠로오는 내가 잠시 내려놓은 초코우유를 가져가 말도 없이 쭈욱 빨아 마셨다. “야!”“배고파.”“어… 나도.”“너 .. 더보기 [리에야쿠] Invisible Sweetie Invisible Sweetie비누꽃 네코마 고등학교에 유령이 나온다. 봄의 끝자락이었다. 처음 소문을 들은 학생들은 그 이야기를 신나게 떠들었다. 흔하디흔한, 학교마다 적어도 하나씩은 있다는 전설 시리즈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또 하나 추가된 것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우리 학교 부지가 예전에는 공동묘지였대. 전쟁 났을 때 시체들을 묻었대. 밤 열 두 시가 되면 뒤뜰에 있는 책 읽는 소녀 동상이 눈물을 흘린대……. 그런 종류의 이야기처럼. 그러나 4층 도서관에 나타난다는 그 학생 유령을 보았다는 사람이 자꾸만 늘어나자, 학교에는 조금씩 공포심으로부터 생겨난 스산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문제의 유령은 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암막 커튼이 쳐진 열람실의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며, 책을 찾는 학생들을 놀래 주고 .. 더보기 [리에야쿠] 존경하는 주장님 *리에야쿠 연령반전*야쿠->쿠로오 짝사랑 소재 있음*완전 합의되지 않은 관계 있습니다 존경하는 주장님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몇 번이고 몰아붙여진 탓에 참지 못하고 크게 신음을 터뜨렸다. 곧바로 커다란 손이 머리 뒤에서 뻗어와 입을 틀어막는다. 그 손이 닿는 게 너무 끔찍해서, 위아래 입술을 잔뜩 입 안으로 말아 넣고 꾹 꾹 눌러 참았다. 분명히 다 눈치 채고 비웃고 있을 거다. 등 뒤에서 한숨처럼 터진 나직한 신음에 등줄기에 소름이 찌릿하게 돋았다. 입에서 떨어져 나간 손은 내가 참았던 숨을 내뱉기 무섭게 턱 밑으로 내려와 천천히 목을 쓸었다. 무게를 지탱하던 팔꿈치를 무너뜨리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악, 악 하고 내뱉는 신음은 베개에 묻혀버렸다. 소리가 새어나가길 바라면서도 바라지.. 더보기 [카마후타/엔노후타] 각자의 겨울 각자의 겨울카마사키 야스시 X 후타쿠치 켄지 X 엔노시타 치카라 w. 비누꽃 1. 별로 춥지도 않은데 자꾸만 따뜻하게 입었냐고 물어보는 게 귀찮았다. 후타쿠치는 현관 앞까지 나와 이런저런 걱정을 늘어놓는 엄마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최대한 빠르게 집을 나섰다. 그러고 보니 겨울이었다. 사실 후타쿠치가 원래 날씨에 좀 무딘 편이긴 했다. 아직도 가을이겠거니 하고 대충 교복 재킷 바람으로 집을 나섰지만 어느새 싸늘해진 바람은 매섭게 그의 뺨을 할퀴고 얇은 교복 셔츠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게 낯설어 아, 하고 멍하니 입을 벌린 순간 차가운 공기가 입 안으로 한가득 들어왔다가 흰 입김이 되어 빠져나가 버린다. 겨울 냄새에 코가 시렸다. 학교에 도착했을 즈음엔 이미 시리고 건조한 겨울 공기를 자꾸만 들이.. 더보기 [리에야쿠] 하이바 리에프는 매일 종례를 빠진다 하이바 리에프는 매일 종례를 빠진다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리에프는 야쿠를 자주 졸랐다. -선배, 저 지금 부실이에요. 우리 여기서 키스해요. 그런 메시지를 받으면 야쿠는 항상 액정을 괜히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다른 부원들이 오기 전에 빈 부실에서 몰래 키스했던 적이 꽤 많았다. 수업이 끝나면 서로 보고 싶어서-야쿠는 아닌 척 했지만-빨리 달려왔고, 문 닫힌 좁은 공간에 둘만 있다 보면 자연스레 분위기가 그쪽으로 흘렀던 것이다. 야쿠는 시계를 슬쩍 보았다. 그리고 뒷자리에 앉아 담임의 종례를 한 귀로 흘려듣는 쿠로오의 눈치도 한 번 살폈다. ‘쟤, 분명 오늘 당번이었지. 종례는 우리 담임이 제일 짧고. 청소 안 하고 전속력으로 달려가면 몇 분이나 같이 있을..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