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HQ!! 썸네일형 리스트형 [카마후타/코가후타] 각자의 봄 각자의 봄카마사키 야스시X후타쿠치 켄지X코가네가와 칸지 w.비누꽃 1.누구에게도 굳이 티낸 적은 없었지만, 후타쿠치 켄지 역시 봄을 탈 때가 있었다. 몇 명 안되는 같은 반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벚꽃이네, 꽃놀이네 종알거리는 들뜬 목소리에 그 역시 은근히 기분이 들뜨곤 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들어오는 교실 한 구석, 지정석처럼 항상 차지하고 있는 창가 맨 뒷자리에 앉아 노곤하게 감기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곧바로 마주하게 되는 것이 창 밖의 벚나무였다. 후타쿠치는 간지러운 봄바람에도 꽃잎을 우수수 흩날리는 그 벚꽃이 자신과 어울린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턱을 괴고 멍하니 그 봄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쩐지 가슴이 간질간질하고, 울렁울렁하고 가끔은 미어지는 듯 아프기도 했다. 후.. 더보기 [오이스가] 꽃가지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소풍' 꽃가지오이카와 토오루 X 스가와라 코우시 w. 비누꽃 화려한 자수가 놓인 도포 소매 사이로 꽃가지를 건네는 손길이 다정했다. 흰 천으로 눈 아래를 가린 남자는 말없이 꽃을 받아들었다. "오이카와 님, 저는 여인이 아닙니다.""알고 있어.""그런데 왜 꽃을 주십니까.""어떤 여인들보다도 그대에게 어울려." 오이카와라 불린 남자는 자유로워진 손으로 시야를 방해하는 하얀 천을 잡아당겼다. 부드럽게 머리칼을 휘날리는 봄바람에 얇은 비단천은 공중으로 하늘하늘 날았다. 얼굴이 드러난 남자는 얼마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새하얀 옥면에 그림자를 만드는 속눈썹을 남김없이 눈에 담으며 오이카와는 슬쩍 웃음을 지었다. "코우시. 이렇게 날이 좋으니 좀 걷자꾸나." 그리고 .. 더보기 [쿠로스가] 신의 선물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신' 신의 선물쿠로오 테츠로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신이 있다면 내게 이럴 수 없다. 그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나를 이렇게 살아가게 해도 좋은건가. 아니면 신은 흔히들 말하는 성스럽고 자비로운 목적으로 우리를 만들어 놓은 게 아닌건가. 문구점에서 집어와 아무렇게나 굴려도 좋은 보드게임처럼, 좀 더 좋게 봐줘서는 교묘하고 복잡하게 설계된 소프트웨어 게임처럼, 이 세상도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건가. '신'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의 심심함을 풀어줄 게임 캐릭터들로, 내가 생각 없이 플레이하던 RPG게임 속의 그들처럼. 그럼 나는 신이라는 존재가 괴롭히기로 운명을 결정한 안타까운 놈인가보다. 고작 게임 속 캐릭터 따위를 죽인다고 죄책감 같은 건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더보기 [카게스가] 그 달의 기억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윤달'카게스가 AU 그 달의 기억카게야마 토비오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카게야마.""......""아, 거 참. 토비오!""네, 스가 씨." 길에서 주워온 고등학생은 이제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대답도 안 한다. 나는 목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가래침을 꾹꾹 삭이며 부러 거칠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가서 도시락 사올래? 간 김에 담배도." 보기좋게 둥근 머리통을 감싼 검은 머리칼이 절레절레 흔들렸다. "스가 씨는 담배 끊어야돼요.""난 아저씨라 밥이랑 담배가 없으면 죽어요." 카게야마는 내 쪽을 한 번 흘깃 봤을 뿐, 곧 다시 TV에 집중했다. 아, 지겨운 배구 경기. 나를 등지고 앉아있는 얄미운 등을 팍 째려봐도 미동도 없다. 마침 내 옆에 놓여있던 리모콘을 집어.. 더보기 [오이스가] 첫사랑 오이카와 안나옴 주의; 아, 내가 진짜 너를 좋아했구나.고작 맥주 두 잔에 취해 엎드리며 나는 너의 얼굴을 가슴 아프도록 떠올렸다. 첫사랑오이카와 토오루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우리는 한 번도 사귄 적이 없었다. 그러니 그에게 나는 한 마디도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그는 내 첫 키스를 가져가고, 내 첫 섹스를 가져가고 그리고 내 마음만은 그대로 돌려주고 떠났다. 내가 더 사랑을 원할 때마다, 확인하려 할 때마다, 관계를 정립하려 시도할 때마다 그는 구실 좋게 빠져나갔다. 더 원하는 내 마음이 마치 쿨하지 않은 어린애의 행동인 것처럼,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게 멋진 것처럼 포장하고 돌려 말하며 우리 사이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티를 내기 싫어서, 지기.. 더보기 [다이스가] 어느날 갑자기 트위터의 브로맨티스트(@bromentist_)님의 썰에 치여 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느날 갑자기사와무라 다이치 X 스가와라 코우시 w. 비누꽃 쾅쾅쾅. 다급하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자마자 스가의 얼굴과 마주했다. 다이치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친구에게 당황감을 숨기지 못하고 물었다. "스가..? 무슨 일이야?" 스가는 대답하는 대신 얼른 다이치를 지나쳐 현관으로 발을 들였다. 그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현관에 나와 있는 신발이 다이치의 것 뿐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일단 문을 닫으면서도 다이치는 얼떨떨한 기분을 떨치지 못하고 등을 돌렸다. "왜..." 그리고, 코끝을 찌르는 달콤한 냄새를 맡았다. "나, 나 좀 도와줘, 다이치." 조금 아까 갈림길에서 헤어졌던 모습 그대로, 스가는 져지 지퍼..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