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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른

[다이스가] 라디오 * 씨엔블루의 Radio라는 노래에 맞춰 쓴 글입니다! 함께 들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라디오' 라디오사와무라 다이치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한 차례 말다툼이 끝난 뒤 스가와라는 침대에 풀썩 주저앉아 미열이 오르는 이마를 짚었다. 그가 앉아있는 방은 고급형 원룸이었다. 큰 침대를 놓고 침실처럼 쓰는 맨 안쪽 공간, 몇 걸음 더 걸어나오면 침대를 가리고 선 큰 책장과 책상, 또 두 사람의 옷이 빠짐없이 들어가는 붙박이장이 있는 공간, 그리고 현관 옆 아담한 식탁에 아일랜드 테이블까지 갖춘 주방이 있었다. 말이 원룸이지 웬만한 방 두칸짜리 집과 같은 평수에 그저 방만 따로 나뉘어있지 않을 뿐이었다. 이 집을 고른 것은 사와무라 다이치와 스가와라 코우시의 공통된 의견이.. 더보기
[엔노스가] 전야제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전야제'다이스가 요소 포함 전야제엔노시타 치카라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여...장... 여...장..." 스가와라의 손끝이 칠판 위를 허무하게 덧그리고 있었다. 빈 교실로 도망쳐 온 스가와라는 노을의 마지막 자락이 겨우 들어오는 교실의 어둠 속에서 간절히 빌었다. 제발 날 찾지 말아줘. 찾지 말아줘. 카라스노 축제에서 배구부는 메이드&집사 카페를 하기로 정했다. 부원 다수가 흔하다고 질색했지만 흔한 것만큼 안전빵인 것도 없다며. 제비를 뽑아 정해진 메이드는 1학년과 3학년이었다. 타나카와 엔노시타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의상을 빌려 왔다. 니시노야는 자신에게 맞는 여성용 정장을 입느니 사나이답게 벗고 나가겠다고 선언했고, 아즈마네는 시험 삼아 제일 큰 사이즈의 메이드복.. 더보기
[OO스가] 애 아빠가 누구니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의심' 애 아빠가 누구니오메가버스AU w.비누꽃 저 녀석이 이상하다. 사와무라 다이치의 신중한 눈이 스가와라 코우시를 샅샅이 훑었다. 평소처럼 웃고 있지만 지나치게 창백한 얼굴. 자신이 사주는 고기만두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방금 전. 무언가를 묻는 듯한 자신의 눈을 어색하게 피해 땅으로 처박히는 시선. 스가와라가 숨기려 해도 언제나 코끝에 느껴지던 잔향조차 없었다. 사와무라는 파악을 끝내고 앞서 걷던 스가와라의 팔을 붙잡았다. "아 깜짝아!""너..." 사와무라는 주변을 살피며 목소리를 낮췄다. 연습이 끝난 저녁, 다른 부원들은 전부 앞서 걷고 있었다. "뭐야, 왜.""너 임신했지?" 스가와라의 심장이 발끝까지 떨어지는 소리가 사와무라의 귀에까지 들리는 듯했다. 걸음을 옮기던.. 더보기
[우카스가] 아이스크림은 이용당했군요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이사' 아이스크림은 이용당했군요우카이 케이신X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타케다 선생이 새로 이사한 연립주택은 나름 널찍했다. 어느 날엔가 이사 준비로 바쁘다며 지나가듯 흘린 말을 잽싸게 주워들은 카라스노 배구부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모였다. 막 여름에 접어든 미야기는 습하고 더워서, 짐 정리가 얼추 끝나자 너나할것없이 바닥에 널부러져 음료수를 들이켰다. "여러분 너무 고생 많았어요. 일단 아이스크림 먹고 저녁도 먹고 가요!" 우오오오. 타케다의 말에 줄줄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다들 신이 나서 박수를 쳤다. 전부 윗옷을 벗어던진 채로 아이스크림 가위바위보를 했고 단번에 져버린 스가와라를 제외하고 다들 실실 웃으며 다시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선풍기 한 대.. 더보기
[오이스가] 꽃가지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소풍' 꽃가지오이카와 토오루 X 스가와라 코우시 w. 비누꽃 화려한 자수가 놓인 도포 소매 사이로 꽃가지를 건네는 손길이 다정했다. 흰 천으로 눈 아래를 가린 남자는 말없이 꽃을 받아들었다. "오이카와 님, 저는 여인이 아닙니다.""알고 있어.""그런데 왜 꽃을 주십니까.""어떤 여인들보다도 그대에게 어울려." 오이카와라 불린 남자는 자유로워진 손으로 시야를 방해하는 하얀 천을 잡아당겼다. 부드럽게 머리칼을 휘날리는 봄바람에 얇은 비단천은 공중으로 하늘하늘 날았다. 얼굴이 드러난 남자는 얼마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새하얀 옥면에 그림자를 만드는 속눈썹을 남김없이 눈에 담으며 오이카와는 슬쩍 웃음을 지었다. "코우시. 이렇게 날이 좋으니 좀 걷자꾸나." 그리고 .. 더보기
[쿠로스가] 신의 선물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신' 신의 선물쿠로오 테츠로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신이 있다면 내게 이럴 수 없다. 그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나를 이렇게 살아가게 해도 좋은건가. 아니면 신은 흔히들 말하는 성스럽고 자비로운 목적으로 우리를 만들어 놓은 게 아닌건가. 문구점에서 집어와 아무렇게나 굴려도 좋은 보드게임처럼, 좀 더 좋게 봐줘서는 교묘하고 복잡하게 설계된 소프트웨어 게임처럼, 이 세상도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건가. '신'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의 심심함을 풀어줄 게임 캐릭터들로, 내가 생각 없이 플레이하던 RPG게임 속의 그들처럼. 그럼 나는 신이라는 존재가 괴롭히기로 운명을 결정한 안타까운 놈인가보다. 고작 게임 속 캐릭터 따위를 죽인다고 죄책감 같은 건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더보기
[다이스가] 어느날 갑자기 트위터의 브로맨티스트(@bromentist_)님의 썰에 치여 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느날 갑자기사와무라 다이치 X 스가와라 코우시 w. 비누꽃 쾅쾅쾅. 다급하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자마자 스가의 얼굴과 마주했다. 다이치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친구에게 당황감을 숨기지 못하고 물었다. "스가..? 무슨 일이야?" 스가는 대답하는 대신 얼른 다이치를 지나쳐 현관으로 발을 들였다. 그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현관에 나와 있는 신발이 다이치의 것 뿐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일단 문을 닫으면서도 다이치는 얼떨떨한 기분을 떨치지 못하고 등을 돌렸다. "왜..." 그리고, 코끝을 찌르는 달콤한 냄새를 맡았다. "나, 나 좀 도와줘, 다이치." 조금 아까 갈림길에서 헤어졌던 모습 그대로, 스가는 져지 지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