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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엔노후타] 지옥에도 별이 뜬다 지옥에도 별이 뜬다엔노시타 치카라 X 후타쿠치 켄지w.비누꽃 별이 보고 싶은 날에는 늘 손끝에 불꽃을 띄웠다. 차분한 갈색 머리에 검은 가죽으로 만든 가벼운 평상복을 입은 소년은 길을 걷다 말고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밤공기는 싸늘하리만큼 차가웠고, 언제나처럼 제국의 수도부터 변방까지는 밤하늘에 별이라곤 없었다. 잠시 멈춰 선 소년의 손가락 끝에 문득 불꽃이 피어올랐다. 작은 불씨는 그의 의도대로 하늘로 치솟다가 곧 수십 갈래로 부서져 흩어졌다. 꼭 그렇게 사라지고 싶은 것이 소년의 바람이었다. 그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후타쿠치 켄지가 명령을 받은 것은 사흘 전. 제국군 총사령관의 공식 집무실이 아닌, 자신이 머물고 있는 황궁의 가장 은밀하고 가장 어두운 방에서였다. 제국군의 상징인 은으로 된 손잡.. 더보기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1 *동양고전AU*야쿠른 요소 포함 아홉 마디 꽃 w.비누꽃 대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부유한 제국인 묘나라 황궁의 아침은 늘 태양이 떠오른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궁인들의 비질 소리, 종종걸음치며 주인을 깨우는 궁녀들의 소리, 입궁하는 대신들이 두런두런 국사에 관해 논하는 소리가 끝없이 넓은 황궁의 구석구석에서 울리곤 했다. 일곱째 왕자인 열살 난 하이바 리에프의 하루는 이보다는 여유로웠다. 적통왕자인 태자는 이미 장성해 관례를 앞두고 있었고 제아무리 리에프 왕자가 후궁에서 가장 큰 권력을 거머쥔 촉비의 소생이라 하더라도 황상의 뜻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하여 아직 어린 왕자는 일각의 여유도 내주지 않는 지배자의 교육에서 종종 벗어나 여염집의 자식들처럼 공을 차며 놀곤 했다. 그의 일생의 정인을 처음 만나게..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2 *소꿉친구AU Give Love 02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쉬운 사랑은 연애 감정이다. 어차피 금방 식어 버리는 것이니 원하는 대로 소비하다가 끝나면 돌아서면 그만인 것이다. 한 번 이렇게 생각해 버리자 두 번, 세 번도 어렵지 않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쉽게 마음을 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 사실은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수가 없었다. 진지한 마음은 너무 부담스러워 받고 싶지 않았다. 가슴을 열어 받아들인 뒤 너무나 쉽게 끝나 버린다면? 그러니 소중한 사람은 소중한 채로, 그대로 나의 곁에 남아 주었으면 했다. 내가 하이바 리에프의 마음을 아예 마주할수조차 없는 것도 아마 그런 내 얄팍하고 성장하지 못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애와 사랑을 시작한다는 걸 나..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1 *소꿉친구 AU Give Love 01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두 살 연상,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건 고작 일년뿐이다. 그가 없는 중학교에서의 2년은 너무나 지루하고 길었다. 야쿠 모리스케의 사생활, 그러니까 학교 생활을 낱낱이 알아낼 수 없다는 점이 미치도록 답답했었다. 이제 겨우 같은 교복을 입고, 그보다 30센티 가까이 큰 멋진 남자가 되었으니 사랑을 독차지하는 일만 남았나 싶었는데. 그러나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으로 하고 싶은 그는 내가 없는 동안 내 상상과는 전혀 딴판의 연애관을 가진 인간이 되어있었다. 리에프의 원망스러운 눈빛이 야쿠에게로 향했다. 입학하고 벌써 몇 달 동안 그를 집요하게 쫓았으므로, 이 시간대에 어디에 있는지쯤은 훤하게 알고.. 더보기
[쿠로야쿠] BURST 01 *제목 미정*오메가버스AU*완성이 된다면 네코마온에 내겠습니다^_T 수정될 수 있습니다! 못 냈어요 BURST (구 오메가버스 프롤로그)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쿠로오 테츠로는 오랜 시간 동안 야쿠 모리스케의 오메가 발현을 기다려왔다. 물론 그 사실은 그 혼자만 아는 것이었다. 야쿠 모리스케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발현하지 않고 베타로 남길 간절히 바라왔다. 이 사실은 쿠로오 앞에서 단 한번도 꺼낸 적이 없었다.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오메가로 발현하길 바라겠는가. 하지만 야쿠의 경우에는 거기에 조금 더 개인적인 신념이 담겨 있었다. 그는 히트싸이클에 어찌할 바 모르고 끌려가 맺어지는 육체적 사랑을 경멸했다. 그 결과로 생겨났다는 마음의 사랑도 믿지.. 더보기
[다이스가] 라디오 * 씨엔블루의 Radio라는 노래에 맞춰 쓴 글입니다! 함께 들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라디오' 라디오사와무라 다이치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한 차례 말다툼이 끝난 뒤 스가와라는 침대에 풀썩 주저앉아 미열이 오르는 이마를 짚었다. 그가 앉아있는 방은 고급형 원룸이었다. 큰 침대를 놓고 침실처럼 쓰는 맨 안쪽 공간, 몇 걸음 더 걸어나오면 침대를 가리고 선 큰 책장과 책상, 또 두 사람의 옷이 빠짐없이 들어가는 붙박이장이 있는 공간, 그리고 현관 옆 아담한 식탁에 아일랜드 테이블까지 갖춘 주방이 있었다. 말이 원룸이지 웬만한 방 두칸짜리 집과 같은 평수에 그저 방만 따로 나뉘어있지 않을 뿐이었다. 이 집을 고른 것은 사와무라 다이치와 스가와라 코우시의 공통된 의견이.. 더보기
[논커플링] 대륙전쟁기담: 서부에 침투하는 전쟁의 바람 *논커플링, 올캐러*동서양고전판타지전쟁AU. 짬뽕. 대륙전쟁기담-서부에 침투하는 전쟁의 바람 w.비누꽃 *서부 네코마 왕국 "왕실친군위대장 쿠로오 테츠로, 전하를 뵙습니다." "앉아, 쿠로." 소년왕, 코즈메 켄마는 지도에서 아주 잠시 눈을 떼어 쿠로오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의 친위대장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 "정찰은 어땠어?" "국경은 예상하신 대로 평화롭습니다. 공국은 언제나처럼," "둘이 있을 땐." 켄마는 앞뒤를 싹둑 잘라낸 말로 이어지려는 설명을 끊어버렸다. 쿠로오는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조금 더 편한 자세로 앉아 말을 이었다. "전쟁은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야, 켄마 전하. 흥미를 갖는 건 좋지만, 우리는 언제나처럼 방어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봐." "공국은 이미 반란.. 더보기
[논커플링] 대륙전쟁기담: 카라스노의 무녀와 남국왕 *논커플링, 올캐러*동서양고전판타지전쟁AU. 짬뽕. 대륙전쟁기담-카라스노의 무녀와 남국왕 w.비누꽃 '제국에서 쫓겨나 숨어 살던 저희 일족을 구해주신 카라스노 공국의 은혜는 살과 심장을 바쳐 갚아도 모자랄 것, 이 시미즈 키요코는 대공의 것입니다. 미력한 능력이나마 바치오니 부디 하명하소서.' 제국은 무녀와 그 일족을 학살하거나 추방했다. 본래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은 쉽게 발현하지 않으나 무녀들의 요술력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흑요술을 부리거나 불필요한 살생을 저지르는 것은 그들만의 철저한 금기였으나 대륙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녀로 내림받은 시미즈는 카라스노 공국을 위해 스스로 하나의 병력이 되었다. "하나의 국가에 기생하는 무녀라니. 네게는 무녀로서의 긍지도 없느냐?" "목숨이 없으면 긍지도 없는 것.. 더보기
[쿠로야쿠] 여름비 *회사원X회사원 AU 여름비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스탠드만 켜 둔 어둑어둑한 방에 드러누웠다. 넥타이도 푸르지 않은 채로 천장을 올려다보며 빗소리를 들었다. 이런 날에는 꼭 스스로 바닥까지 파고들게 된다. 옆으로 몸을 웅크렸다. 비가 오는 밤이든 무더워 잠도 자기 힘든 밤이든 내 옆에 함께 누워 안아주던 사람은 이제 없었다. 참 이상하다. 그때는 그렇게 낭만적이고 평온하게만, 무슨 음악처럼 들렸던 빗소리가 지금은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때려서, 창문을 꽉 닫아도 찬 빗방울이 들이쳐 날 매섭게 적시는 것 같아서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얼굴을 베개에 묻어도 그의 얼굴은 자꾸만 머릿속에 그려졌다. 제발 아무 생각 없이 잠에 빠지고 싶었다. 그러지 않으면... 핸드폰을 .. 더보기
[쿠로야쿠] 여름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