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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HQ!!

[리에야쿠] 네 마음속으로 퇴근시켜줘


계간리에야쿠 9월호

네 마음속으로 퇴근시켜줘

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N인터내셔널 종합상사 영업팀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야쿠 모리스케였다. 그는 영업1팀의 대리로, 겉모습은 언뜻 대학생으로 착각할 만큼 귀여운 외모였지만 자신의 손에 들어온 계약 리스트는 성사시키거나 개박살을 만들어 버리거나 둘 중 하나라는 다소 거친 소문이 따라붙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성사시키는 쪽에서 끝났으니 그리 흉흉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야쿠는 언제나처럼 전날 야근의 여파로 핏발이 선 눈을 비비며 복도를 걷고 있었다. 회사 수면실에서 잘 때마다 가위에 눌리는 통에 어쩌다보니 찜질방에서 편한 고무줄 반바지 차림으로 눈을 붙이고 뜨거운 물로 목욕까지 한 터라 차림새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대리님, 어디 다녀오세요?”

어제 그 계약 건 때문에 계속 통화하느라 점심을 아직 못 했거든요. 샌드위치 좀 사오느라.”


사원에게 대꾸하고 야쿠는 제 책상에 앉아 눈을 세게 깜박이며 샌드위치 봉지를 뜯었다. 차가운 호밀빵이 입 안에서 푸석하게 부서지는 감촉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뜨거운 국물에 밥 먹고 싶다. 야쿠가 멍하니 생각하는 동안 그새를 기다리지 못하고 모니터에 사내 메신저에서 날아온 쪽지가 떴다.


‘SUN FOOD RUSSIA 목요일 저녁 K호텔 12F 일식당 20:00 확정


순식간에 날카로운 눈초리로 달력을 훑으며 그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삼 일 뒤. 야구 경기 예매해 놨는데, 망할. 취소해야겠네. 스포츠 같은 걸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좋아했던 적도 없지만 역시 짜증이 났다. 수면 부족을 부르짖는 야쿠의 눈은 여전히 아프도록 뻑뻑했다. 그는 보수적인 사내 분위기에 따라 졸라맨 넥타이를 아무렇게나 잡아당기며 이걸로 목이나 졸라 죽을까, 하고 시덥잖은 생각을 하다 피식 웃었다.

 




 

하이바 씨?”


인사팀의 신입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의자에서 빙글 몸을 돌리며 튀어오르듯 일어섰다. 쿠라노스케 대리는 그를 멍하니 훑느라 자신이 불러 놓고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훤칠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큰 키에 긴 다리에 차려입은 칼정장이 어울리는 본새가 회사가 아니라 런웨이로 나가야 할 듯했다.


목요일 업무시간 끝나면 영업1팀으로 올라가면 돼요.”

, 그거 말씀이시군요. 전 준비 완료됐습니다!”


군기가 바짝 들어 씩씩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차갑고 도회적인 첫인상과는 영 딴판이라 대리는 그에게 마주 웃어주고 돌아섰다. 그러면서 속으로 입사동기 야쿠 모리스케를 떠올렸다. 어린애처럼 생겨가지곤 칼 같이 냉철하고 접대자리에서는 누구보다 호탕한 그와, 맹수 우리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분위기를 하고선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드는 이 신입이라. 그 조합이 기대돼 쿠라노스케 대리는 처음으로 접대 자리에 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생각만. 불쌍한 영업팀 놈들그는 오늘도 칼퇴근을 할 기대에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2외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사원이 영업팀으로 지원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영업팀 내에도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원들이 많았지만 어쩐 일인지 러시아어만큼은 없었다. 야쿠는 숙취해소 음료의 병뚜껑을 돌려 따며 그를 놀리듯 도착한 쿠라노스케 대리의 메시지를 읽고 있었다.


요즘 남자 안 만나냐?’

이 자식이 죽고 싶나…….”


거의 매일같이 야근에 술자리에, 그나마 주말에 출근 안 하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절이라도 해야 할 정도였다. 평일 시간을 전부 회사일로 보내고 나면 주말에는 집에 틀어박혀 죽은 듯이 잠만 잤다. 그러다 눈을 뜨면 잔업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나날이었다. 연애는커녕 수면욕과 식욕 외에 무슨 욕구라는 게 생길 틈이 없었다. 야쿠는 제 것이 서기는 할까, 두려운 고민을 아주 짧게 했다. 아무튼 그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 남자 안 만나냐니. 야쿠는 거칠게 핸드폰 액정을 두드렸다.


가는 데가 집이랑 찜질방이랑 이놈의 회사밖에 없는데 무슨.’

이놈의 회사에서 신선한 만남 어때?’

스팸인줄 알고 지워버릴 뻔했네.’

진심인데. 이따 우리 팀 신입 올라갈 거야. 알지? 오늘 통역. 이건 네가 보내준 자료에 코 박고 있는 뒷모습.’


쿠라노스케가 첨부한 사진을 누르는 야쿠의 손이 저도 모르게 달달 떨렸다. 썸네일만 봐도 잘생긴 뒤태였다. 확대해서 보니 더 장난 아니네. 엄청난 등빨과 액정을 뚫고 묻어나는 섹시한 느낌에 야쿠는 말라붙은 입술을 혀로 축였다. 신입을 제가 꿀꺽해도 될까요. 그의 시선이 벽시계로 향했다. 6시가 머지않았다.


야쿠에게 남자를 만난다는 건 계약을 따내는 것과 같았다. 손에 걸린 남자와는 반드시 베드인을 성공하거나, 아니면 제 쪽에서 맘에 안 드는 게 있어서 차버리거나. 그러나 이정도 피지컬의 남자라면 다른 건 어떻든 간에 상관없을 것 같았다. 제가 눈 실핏줄이 다 터지도록 일하느라 이런 신입 얼굴도 못 보는 동안, 인사팀에서는 눈이 훤해지다 못해 아주 그냥 시렸겠네. 영업이 천직이고 인센티브란 인센티브는 모조리 쓸어가면서도 야쿠는 무언가 다른 팀이 부럽고도 얄미운 마음에 입술을 삐죽였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좀 더 정중하게 말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밀어붙여도 될지 고민했습니다.”

…….”

대리님?”


야쿠 대리님. 야쿠는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제야 현실로 돌아왔다. 그만큼 눈앞의 남자는 현실성이 없는 외모였다. 저보다 조금 많이 큰 키(그는 조금을 강조했다),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넘긴 반질반질한 머리카락과 그 덕분에 드러난 잘생긴 이마길게 호선을 그리는 입술. 어딘지 깨방정인 것 같지만 진지하게 일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사실은 외모를 보니-절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야쿠는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 꼬리를 애써 끌어내리며 사무적인 태도로 그에게 대꾸해 주었다. 아무 말이나 대충 내뱉어도 순진한 신입은 대단한 영업 비밀이라도 얻어들은 양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에서는 순진하지 않을 거라 믿어……. 야쿠의 눈이 다시 흐려졌다.


이런 타입에게 자신을 영업하는 방법은 뻔했다. 냉철하고 전문적인 회사 선배, 그렇지만 접대가 끝난 뒤엔 애써 강한 척 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겠지그러면 덩치 큰 신입은 어쩔 줄 모르고 자신에게 기대오는 선배를 그 넓은 품에 안아주고부축해 택시에 함께 탈거야. 시나리오는 그림을 보듯 빤하게 야쿠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안 될 리 없다고 확신한 그의 입술이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그럼, 가죠. 내 차로 같이 이동해요.”


야쿠는 돌아서서 자신만만한 웃음을 보이며 살짝 코를 찡긋했다. 살짝 보여주는 귀여운 빈틈이 식사 자리 내내 하이바 리에프의 마음을 괴롭힐 것이었다. 곧 야쿠의 얼굴을 본 리에프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대리님 비염 있으시구나!”


그의 품에서 나온 손수건에 나오지도 않는 콧물을 애써 닦으며 야쿠는 순간 차게 불어오는 초겨울 바람에 오소소 몸을 떨었다.

 





 

러시아 식품업체와의 술자리 분위기는 계속 좋게 흘러갔다. 애초에 될 계약이기도 했고, 야쿠와 리에프의 준비가 철저했던 탓도 있었다. 형식적으로 기분 내는 술자리였고 남은 건 회사에서 이뤄질 서면계약뿐이었다. 야쿠는 나온 요리가 바닥을 보이고 술이 여러 병 비워진 뒤에야 긴장을 풀며 리에프를 흘긋 곁눈질했다. 제 옆에 앉아 연신 술을 받아 마시는 리에프는 아직 상태가 좋아 보였다. 그는 기회를 보다 바이어들이 먼저 일어서는 걸 배웅하자마자 다시 스르륵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 야쿠 대리님!”


예상대로 리에프는 당황하며 야쿠의 앞에 쭈그려 앉아 그의 팔을 붙들었다. 야쿠는 그가 자신을 일으키는 대로 딸려올라가며 슬쩍 그의 가슴팍에 이마를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붙였다. 너무 엉겨 붙는 건 아직 일렀다. 과하게 약해 보이기도 하고, 아직 상대가 쑥맥인지 선수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었으니. 영업팀에서도 알아주는 말술인 야쿠는 온돌 바닥에 지져 뜨거워진 손바닥으로 뺨을 감쌌다.


사실은 술이 좀 약해서. 미안해요.”

, 미리 말씀하셨으면 제가 도와드렸을 텐데. 정말대리님은 대단하세요.”


사실은 대리님 이야기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영업팀 에이스시라고. 예쁜 입술에서 줄줄이 나오는 제 칭찬에 야쿠의 입 꼬리가 자꾸만 올라갔다. 그가 살짝 꼬인 발음으로 입을 열었다.


하이바 씨야말로, 오늘 정말 다시 봤어요. 괜찮으면 잠깐 나가서 바람 좀 쐴래요?”

! 저한테 기대세요.”


야쿠는 바라마지않았던 대로 그의 넓은 품에 기댈 수 있었다. ? 일이 바빠서 욕구가 생길 틈이 없어? 내 물건이 설까 모르겠다고? 전부 취소야. 야쿠는 무기력했던 지난날의 나태한 생각을 전부 철회했다. 당장이라도, 지금 제 어깨를 감싸 안은 신입의 손에 자신을 맡기고 침대로 뛰어들어 뒹굴고 싶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댁이 어디세요? 택시 잡아 드리겠습니다!”

……어디더라.”

……대리님, 영업팀이셔서 바쁘시겠지만 술 너무 많이 드시면 기억력이 안 좋아진다고 하네요. 건강 챙기셨으면 좋겠어서 걱정됩니다.”

그런 게 아니고너무 덥고 머리가 답답해서어디서 좀 쉬었다 가고 싶어서…….”


야쿠는 눈을 살짝 감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런 뻔한 멘트를 내뱉게 하다니, 생각보다 고단수일지도. 무언가 눈치가 없는 듯한 리에프의 대답이 그를 조금 불안하게 했지만, 야쿠는 그에 대응해 자신의 의도를 확실하게 내비쳤다.


, 저 앞에 정자 있네요!”


눈치 없는 게 맞잖아. 야쿠는 울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리에프는 야쿠가 뭐라 더 대꾸하기도 전에 그를 번쩍 들다시피 해 정자에 내려놓았다. 야쿠는 술 냄새 섞인 한숨을 내쉬고 제 옆에 앉은 리에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 버렸다. 살짝 굳은 듯하던 리에프가 곧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처음 뵀을 때 너무 피곤해 보이셔서. 사실은 제가 먼저 어깨 빌려 드리고 싶었어요.”


조금 편안해진 말투에 야쿠가 깜박이던 눈을 들어 리에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여기서 딱 십 분 바람 쐬고, 같이 택시 타요. 모셔다 드릴게요.”


, 어쩔 수 없네. 그 말을 하는 얼굴이 너무 부드러워서 야쿠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멀쩡하던 머리가 갑자기 술기운이 오르듯 어질어질해지는 것 같았다. 리에프가 가만히 정장 재킷을 벗어 야쿠의 어깨에 덮어 주었다.

 






 

실패? 실패라고? 너 에이스 자리 내놔야겠는데.’

그런 거 아니야, 새꺄. 완전 순둥이잖아.’


야쿠의 한숨이 텅 빈 영업1팀 사무실을 울렸다. 그는 곧바로 도착한 쿠라노스케의 답장을 읽지도 않고 모니터를 눌러 꺼버렸다. 등 뒤에 인기척이 들렸다. 어두컴컴해진 사무실이 리에프 때문에 훤해진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회사 앞 초밥집의 포장 쇼핑백을 손에 든 그가 웃고 있었다.


대리님, 저 빨리 갔다 왔죠?”

야근도 아닌데 나 때문에 늦게 가서 어떡해요, 하이바 씨.”

제가 같이 저녁 먹고 싶어서 남은 건데요. 방해된 건 아니죠?”


방해를 안 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야쿠는 그냥 웃으며 리에프가 내민 초밥 도시락을 받아들었다. 쿠라노스케에게는 말할 수 없었다. 그 날 이후로, 베드인은커녕 소꿉장난 같은 연애놀음의 단계를 하나하나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고는.


……이거 먹고 우리 집 가서 맥주 한 잔 할래요?”

대리님. 어제도 접대 하셨잖아요. 간에 무리가 갑니다.”


, 이렇다니까. 아무리 구체적인 말로 던져 봐도 튕겨져 돌아왔다. 야쿠는 그의 진지한 대답을 들을 때마다 리에프가 자신을 일부러 쳐내나 싶었지만 제게 지극정성으로 하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건 아주 지극히 평범하고 착실한, 너무나 싫은 말로 표현하자면 썸 같은, 그런 시작인 거였다.


싫음 됐어요. 나 혼자 마시고 잘래.”


부러 냉정한 척 말하고 일어서는 야쿠의 손을 리에프가 뒤에서 붙잡았다. 붙잡은 건 자신이면서 제가 놀라 움찔하는 게 맞잡아진 손을 타고 전해졌다.


뭡니까, 하이바 씨.”

하이바 씨라고 안 부르셔도 됩니다, 대리님.”

대리님이라고 안 불러도 돼요.”

그래요. , 야쿠 씨.”


제법 용기를 낸 것 같아 야쿠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그 얼굴을 보고 리에프가 야쿠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야쿠의 시선이 리에프를 따라 위로 치솟았다.


말해 봐요, 리에프.”


제 이름이 불리는 걸 듣고 리에프가 입술을 한 번 축였다.


지금 여기에 아무도 없는데요.”

그런데요?”

한 번만 안아 봐도 될까요?”


동그랗게 뜬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게 대답이라고 생각한 듯, 리에프가 한 발짝 앞으로 걸어오며 팔을 벌렸다. 그리고 야쿠를 품 안에 껴안았다. 야쿠의 얼굴이 리에프의 가슴팍에 파묻혔다.


이런 말씀 드리면 싫어하실 지도 모르지만, 대리님을, 아니, 야쿠 씨를 안으면 이렇게 제 품에 딱 맞게 들어올 거 같아서진짜 저도 모르게 계속 안아보고 싶었거든요죄송합니다.”

…….”


야쿠는 말없이 눈만 깜박였다. 리에프가 너무 귀여운데, 질릴 만큼 사랑 놀음을 해본 자신에겐 이런 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먼 옛날에 알았던 듯 익숙하고 또 피하고 싶게 이질적인, 까칠까칠한 설렘이 돋아나 가슴을 간지럽게 했다.


……이렇게 안고만 싶어요?”

?”

안고 싶으면 또 키스하고 싶고, 그렇잖아요.”


, 그건. 리에프가 말을 더듬었다. 야쿠는 안긴 채로 고개만 들어 그 얼굴을 확인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민망한 듯 고개를 돌리고 있던 리에프가 잠시 뒤에 다시 입을 열었다.


원래,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한텐 진짜로 잘 보이고 싶은 거잖아요.”

?”

그렇잖아요. 최고로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요. 하나하나 정성들이고 싶고요.”


이번엔 야쿠가 말을 잃었다. 리에프가 살짝 팔을 풀고 의자 등받이에 파묻힌 야쿠의 가방을 대신 집어 들었다.


집에 초대해주세요. 괜찮죠?”

.”


리에프가 웃으며 긴 팔로 야쿠의 어깨를 감쌌다. 야쿠는 멋진 대리님의 이미지를 벗어두는 것도 좋겠다 싶어 리에프의 허리에 가볍게 팔을 휘감았다. 그리고 이런 템포감이 어느새 마음에 들었다. 사는 거 피곤한데, 회사에서 이런 연애 해보는 것도 뭐, 나쁘지 않지. 일에 찌들었던 야쿠의 얼굴이 하얗게 피었다.


아니긴 뭐가 아냐. 신입, 대학 때 어마어마했다던데? 같은 학교 출신 있어. 순둥이는 무슨. 진짜 까인 거 아니면, 잡아먹히지나 않게 조심하라고.’

그러니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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