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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후타

[카마후타/코가후타] 상식 상실 intro 상식 상실카마사키 야스시 X 후타쿠치 켄지 X 코가네가와 칸지 w.비누꽃 카마사키 야스시는 이 일대를 관리하는 양아치였다. 후타쿠치 켄지는 그를 죽도록 싫어했다. 그가 나타나는 날이면 온갖 핑계를 대며 방구석에 숨어 있으려 했지만 마담은 꼭 매를 번다며 카마사키의 깍두기들이 그의 방까지 비집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었다. 멱살 잡혀 끌려가는 취미라도 있냐고 혀를 끌끌 차는 소리는 언제나 후타쿠치가 고래고래 내지르는 반항이라기보다 발악에 가까운 비명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여자 손님의 지명은 뚝 끊기다시피 했다. 분명 후타쿠치는 뺀질뺀질한 외모에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먼 정도의 신비감을 유지하는 타고난 성격으로 인기가 좋았다. 그러니 돈이라면 환장한 실장과 마담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갖다 팔 수 .. 더보기
[카마후타/엔노후타] 각자의 겨울 각자의 겨울카마사키 야스시 X 후타쿠치 켄지 X 엔노시타 치카라 w. 비누꽃 1. 별로 춥지도 않은데 자꾸만 따뜻하게 입었냐고 물어보는 게 귀찮았다. 후타쿠치는 현관 앞까지 나와 이런저런 걱정을 늘어놓는 엄마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최대한 빠르게 집을 나섰다. 그러고 보니 겨울이었다. 사실 후타쿠치가 원래 날씨에 좀 무딘 편이긴 했다. 아직도 가을이겠거니 하고 대충 교복 재킷 바람으로 집을 나섰지만 어느새 싸늘해진 바람은 매섭게 그의 뺨을 할퀴고 얇은 교복 셔츠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게 낯설어 아, 하고 멍하니 입을 벌린 순간 차가운 공기가 입 안으로 한가득 들어왔다가 흰 입김이 되어 빠져나가 버린다. 겨울 냄새에 코가 시렸다. 학교에 도착했을 즈음엔 이미 시리고 건조한 겨울 공기를 자꾸만 들이.. 더보기
[카마후타/코가후타] 각자의 봄 각자의 봄카마사키 야스시X후타쿠치 켄지X코가네가와 칸지 w.비누꽃 1.누구에게도 굳이 티낸 적은 없었지만, 후타쿠치 켄지 역시 봄을 탈 때가 있었다. 몇 명 안되는 같은 반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벚꽃이네, 꽃놀이네 종알거리는 들뜬 목소리에 그 역시 은근히 기분이 들뜨곤 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들어오는 교실 한 구석, 지정석처럼 항상 차지하고 있는 창가 맨 뒷자리에 앉아 노곤하게 감기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곧바로 마주하게 되는 것이 창 밖의 벚나무였다. 후타쿠치는 간지러운 봄바람에도 꽃잎을 우수수 흩날리는 그 벚꽃이 자신과 어울린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턱을 괴고 멍하니 그 봄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쩐지 가슴이 간질간질하고, 울렁울렁하고 가끔은 미어지는 듯 아프기도 했다. 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