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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

[리에야쿠] Give Love 07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사랑하기 힘들다. 나는 처음으로 지쳐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게 된 것도 아니었다. 하루종일 모리스케의 얼굴이 눈 앞에 떠다녔고, 가슴이 갑갑해 미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얼굴을 실제로 마주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상처받지 않았을 것이다. 야쿠는 보고 있던 책을 그만 덮어 버렸다. 이 감정을 해결하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듯했다. 리에프가 그를 남겨 두고 떠난 자리에서 어렵게 몸을 일으키면서 야쿠는 자신이 곧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며칠 내내 책을 볼 수도 없었고 밥을 .. 더보기
[쿠로야쿠] 한여름 청춘 한여름 청춘 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한여름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유일하게 그늘졌던 수돗가. 나는 오랫동안 그 애의 뒤로 비친 그 햇살과 물 흐르는 얼굴에 진 그림자를 탓했다. 그 애를 좋아하게 된 게 아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서. "뭘 봐?" "어?" "씻을 거면 씻던가. 금방 종 치는데." 우린 일학년이었고 그애는, 야쿠 모리스케는 아직 나에게 별로 살갑게 굴지 않았다. 나 역시 아직 그와 별것도 아닌 일로 말싸움을 하는 일이 잦았다. 같은 반에 앞뒤로 나란히 앉은 자리, 그런데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맞지 않는 성격이라니. 그러니 그 때의 우리는 매일 이래저래 입씨름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인 줄 아는 애들이었다. "야, 쿠로오." 나를 부르는 야쿠의 ..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6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여섯살의 리에프는 초등학생이 된 나보다 이미 더 컸다. 나는 반에서 제일 작았고, 리에프는 또래 중에서 가장 크고도 남았다. 그러니 내가 그 애를 이것저것 챙기는 모양새는 아마 옆에서 보기에 좀 우스웠을 거다. 하지만 리에프는 분명 내가 붙어서 챙겨 줘야 하는 동생이었다. 함께 다니다 뭘 잃어버려도,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도 리에프는 나만 바라보며 멀뚱멀뚱 서 있었다. 사실 나는 그 어릴 때부터 내가 리에프가 따르는 형이라는 자부심에 우쭐해 있었다. 그래서 리에프가 점점 더 자라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 게 서운했다. 처음에는 리에프도 내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듯 일부러 나에게 조르고 달라붙었다. 나는 그게 단 한 번도 .. 더보기
[리에야쿠] MIRAGE 2016 리에야쿠 교류회 원고 MIRAG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형은 성격이 밝고 착했고, 동생은 공부를 아주 잘 했다. 누구도 그들을 친형제라 믿지 않았지만 분명 그들은 형제였다. 그 증거로 형은 동생을 아주 끔찍이 챙기고 돌보았고 동생은 꼭 성공해 호강시켜 주겠다고 몇 번이고 형을 끌어안고 맹세하곤 했다. 그들이 사는 낡고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연립주택 앞을 지날 때면 동네의 꼬마들은 부모의 옷자락을 붙들고 물었다. ‘왜 저 집엔 형하고 동생 둘만 살아?’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래. 착한 형들이니까 너 혹시라도 놀리지 마라.’ ‘근데 왜 둘이 성이 달라?’ 부모는 그저 아이를 붙들고 그 집 앞을 빠르게 벗어날 뿐이었다. 형의 이름은 야쿠 모리스케, 동생의 이름은 하이.. 더보기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3 아홉 마디 꽃 w.비누꽃 황묘족과 흑묘족의 소공자들이 모여 사는 가옥은 도성 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축에 속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전각을 사용하는 것은 부족의 후계들이었다. 가장 안쪽에, 가장 아름다운 뜰을 가진 전각에는 큰 방이 두 개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야쿠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흑묘족의 소공자가 기거하고 있었다. "한 해 동안이나 태자전하와 글을 읽었으면서, 너도 참 매몰찬 게 아니냐." "시끄럽다." 야쿠는 책장을 넘기며 말을 붙여 온 쪽에 눈길도 주지 않고 대꾸했다. 그가 앉아있는 방은 뜰을 향해 창이 나 있었다. 여름임에도 쾌청한 밤바람이 열린 창으로 불어들었다. 또 한 사람, 야심한 시각임에도 뜰에서 밤공기를 맞는 남자는 창틀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다. 키 크고 다부진 체격에 머리는..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5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일기처럼 글로 기록하지 않아도, 어떤 기억을 생생하게 가져다 주는 것들이 있다. 언제든 이어폰을 꽂으면 그 노래를 처음 듣던 겨울날을 생각하게 해주는 음악이라든가 늦가을 매일 같은 길을 걸을 때 먹었던 사탕을 보면 그때마다 밟았던 낙엽의 바삭거리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은, 바로 지금처럼. 여름 축제의 등불 밑을 걸을 때마다 나는 이 노란 불빛과 노점마다 피어오르는 연기,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 언제나 여섯 살의 여름밤을 기억해냈다. 더 정확히는, 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손을 꼭 잡고 사람들 틈을 헤치던 여덟 살의 야쿠 모리스케의 뒷모습을. 물론 나는 일상에서 보는 거의 모든 것에서 모리스케를 떠올리지만, 쇼윈도에 걸린 니트를 보고 그에게 선물해.. 더보기
[쿠로야쿠] BURST 02 *오메가버스AU*이전에 업로드했던 오메가버스 프롤로그와 이어집니다.=1편 링크 : http://hotfreshlove.tistory.com/43 BURST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일학년의 겨울방학이 흘러가는 동안 쿠로오는 야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야쿠는 옆집에 사는 쿠로오를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하는 게 너무 이상해 현관문에 귀를 대고 기다렸던 적도 있었다. 저녁을 먹으며 쿠로오가 방학 동안 할머니 댁에 갔다는 소식을 엄마로부터 전해 듣고 야쿠는 아, 하며 낮은 탄성을 내뱉었다. 나랑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그 날 쿠로오의 말은 분명 반쯤 고백이었다. 그래서 야쿠는 다시 쿠로오를 마주할 때에는 대답을 돌려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야쿠가 느끼기에 쿠로오가 자신을 전과 ..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2 *소꿉친구AU Give Love 02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쉬운 사랑은 연애 감정이다. 어차피 금방 식어 버리는 것이니 원하는 대로 소비하다가 끝나면 돌아서면 그만인 것이다. 한 번 이렇게 생각해 버리자 두 번, 세 번도 어렵지 않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쉽게 마음을 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 사실은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수가 없었다. 진지한 마음은 너무 부담스러워 받고 싶지 않았다. 가슴을 열어 받아들인 뒤 너무나 쉽게 끝나 버린다면? 그러니 소중한 사람은 소중한 채로, 그대로 나의 곁에 남아 주었으면 했다. 내가 하이바 리에프의 마음을 아예 마주할수조차 없는 것도 아마 그런 내 얄팍하고 성장하지 못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애와 사랑을 시작한다는 걸 나..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1 *소꿉친구 AU Give Love 01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두 살 연상,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건 고작 일년뿐이다. 그가 없는 중학교에서의 2년은 너무나 지루하고 길었다. 야쿠 모리스케의 사생활, 그러니까 학교 생활을 낱낱이 알아낼 수 없다는 점이 미치도록 답답했었다. 이제 겨우 같은 교복을 입고, 그보다 30센티 가까이 큰 멋진 남자가 되었으니 사랑을 독차지하는 일만 남았나 싶었는데. 그러나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으로 하고 싶은 그는 내가 없는 동안 내 상상과는 전혀 딴판의 연애관을 가진 인간이 되어있었다. 리에프의 원망스러운 눈빛이 야쿠에게로 향했다. 입학하고 벌써 몇 달 동안 그를 집요하게 쫓았으므로, 이 시간대에 어디에 있는지쯤은 훤하게 알고.. 더보기
[쿠로야쿠] BURST 01 *제목 미정*오메가버스AU*완성이 된다면 네코마온에 내겠습니다^_T 수정될 수 있습니다! 못 냈어요 BURST (구 오메가버스 프롤로그)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쿠로오 테츠로는 오랜 시간 동안 야쿠 모리스케의 오메가 발현을 기다려왔다. 물론 그 사실은 그 혼자만 아는 것이었다. 야쿠 모리스케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발현하지 않고 베타로 남길 간절히 바라왔다. 이 사실은 쿠로오 앞에서 단 한번도 꺼낸 적이 없었다.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오메가로 발현하길 바라겠는가. 하지만 야쿠의 경우에는 거기에 조금 더 개인적인 신념이 담겨 있었다. 그는 히트싸이클에 어찌할 바 모르고 끌려가 맺어지는 육체적 사랑을 경멸했다. 그 결과로 생겨났다는 마음의 사랑도 믿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