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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HQ!!

[리에야쿠] Give Love 07









Give Love

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사랑하기 힘들다.


나는 처음으로 지쳐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게 된 것도 아니었다. 하루종일 모리스케의 얼굴이 눈 앞에 떠다녔고, 가슴이 갑갑해 미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얼굴을 실제로 마주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상처받지 않았을 것이다.












야쿠는 보고 있던 책을 그만 덮어 버렸다. 이 감정을 해결하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듯했다. 


리에프가 그를 남겨 두고 떠난 자리에서 어렵게 몸을 일으키면서 야쿠는 자신이 곧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며칠 내내 책을 볼 수도 없었고 밥을 먹기도 힘들었다. 이상한 긴장상태였다. 무언가 깨져버린 것처럼. 야쿠는 자꾸만 차가워지는 손가락 끝을 감쌌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를 망설이며 메시지를 찍었다.


'학원 끝나고 너네 집으로 갈게.'


답을 받지 못한 것도 처음이었지만, 야쿠는 거절의 말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자꾸만 가슴 한 쪽이 서늘했다. 


"야쿠, 상담 네 차례래. 난 방금 끝났어... 진짜 싫다..."


"어? 아, 고마워."


반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야 저 멀리 달아났던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진로상담실에 들어서면 담임과 무슨 이야기를 할 지 대충 곱씹어 보며 야쿠는 두 층을 내려가 걷고 있었다. 그런데 무심코 발 끝을 내려다보며 걷던 야쿠의 앞을 누군가 막아섰다.


"오랜만이다. 야쿠 선배."


"......요스케. 미안, 딴 생각 했어."


지난학기까지만 해도 야쿠의 애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2학년 후배였다. 그는 허리를 살짝 숙여 오랜만에 마주하는 야쿠의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고민 있나봐? 사실 저 끝에서 걸어올 때부터 보고 있었거든."


"그런 건 없..."


야쿠는 대충 둘러댔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요스케는 몸을 빙글 돌려 야쿠의 어깨를 감쌌다. 그리고 당황한 야쿠를 끌고 아무렇지 않게 걸음을 옮겼다.


"야, 뭐야...!"


"뭐 어때, 오랜만에 봤잖아. 진로상담 가지? 거기 일층이잖아. 데려다 줄게."


원래 제멋대로인 애였다. 야쿠는 말리기를 포기하고 그냥 함께 복도를 걸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싹텄다. 야쿠는 자신의 어깨를 꽉 붙든 요스케의 손을 흘끔 바라보았다.


"나 깨달은 게 있어."


"뭔데?"


"네가 이렇게 할 때, 나 한 번도 설렜던 적이 없어."


"......저기, 아무리 헤어졌어도 너무한 거 아니야...?"


하지만 키스도 잘 못하면서 괜히 설레게 했던 애는 있네. 야쿠는 요스케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 말까지는 하지 않았다.


"야쿠는 말야, 내가 네 맘을 설레게 했으면 아마 날 밀어냈을 거야."


"그게 뭐야... 그리고 밀어냈잖아."


"그건 그냥 나랑 하기 싫으니까 그런거지. 아마 진심으로 좋았어도 피했을 거야, 너는."


"......미안."


"사과하라고 한 말은 아니고. 그냥, 이제 친구로서 말하는 거야."


그들은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계단 아래에 모여 서 있던 일학년 무리와 마주쳤다. 거기 섞여 있던 리에프는 분명 야쿠를 보았음에도 곧 눈을 돌려 버렸다. 야쿠는 그 옆을 천천히 지나치며 또 마음이 쿡쿡 쑤셔 눈썹을 찡그렸다. 요스케도 리에프를 발견했지만, 그는 어깨에 두른 손을 내리지 않은 채 말을 계속할 뿐이었다.


"만약 그렇게 네 맘을 이상하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피하지 말라고.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겠네. 밀어내고 싶지 않아지면, 그게 좋아하는 거야."


"야..."


"사랑은 이상한 감정이 아니야. 그건 좋은 거야. 이런 말까지 할 생각은 없었지만, 너도 좋은 건 좋은 거라고 알았으면 해서."


"......네가 좋은 애라는 건 알아."


"피하기는."


요스케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고마워, 하고 야쿠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야쿠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건 저만치서 리에프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까이 지나갈 땐 모른 척 했으면서, 리에프는 결국 야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해명할 것이 또 늘어났다. 야쿠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요스케는 그 모습을 곁눈질로 내려다보았다.


"이제 들어가."


"......"


"미안, 미안해. 아까 살짝 질투 나서 그랬어, 진짜 미안."


"너..."


그러나 요스케는 야쿠의 뒷말을 듣지 않고 등을 돌려 도망쳐 버렸다. 뛰어가기 전, 그는 잠시 야쿠를 껴안기라도 할 것처럼 세게 붙들었다 그냥 놓아주었다. 그 등을 보며 야쿠는 요스케가 자신을 정말 좋아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외면했었던, 알 수 없었던 그런 감정들이 이제는 자꾸만 야쿠의 눈에 띄고 마음에 느껴졌다. 무엇 때문일까. 야쿠는 상담실로 들어서기 전 잠시 핸드폰을 열어 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야쿠는 집 앞에 서 있던 리에프를 보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었다. 리에프의 색 옅은 머리카락이 가로등 불빛에 반짝였고, 인기척을 느끼고 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쩐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어쩐 일로 왔어?"


이미 알고 있는데도 리에프는 질문을 했다. 일부러 더 가슴에 꽂히라는 듯이. 그리고 야쿠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성큼성큼 그 앞으로 걸어왔다.


"......나 기다리고 있었어?"


"해명하러 온 거면 그럴 필요 없는데, 모리스케."


야쿠의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대꾸하는 말투에서 냉기가 느껴졌다. 투정부리듯 화낸 적은 있어도 야쿠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리에프는 잠시 야쿠를 바라보다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야쿠에겐 어쩐지 낯설었다. 리에프는 비켜 선 채로 문을 당겨 열어 야쿠가 들어가도록 했다.


"너네 집 오랜만이다."


"너는 날 찾아올 일 없었으니까."


작게 웃으며 말하는데도 어쩐지 날이 서 있었다. 야쿠는 발끝을 내려다보며 가방을 내려놓았다. 다른 가족들이 전부 러시아에 가 있음에도 리에프의 집은 온기를 품고 있었다. 리에프는 거실 소파를 가리켰다. 야쿠는 자리에 앉으며 또 차갑게 식으려는 손을 맞잡았다. 


"미안해... 얘기할 거 있어서 왔는데, 안 될까?"


"그냥 좀 속상하네. 화도 나고. 그날 네 앞에서 그렇게 멋지게 돌아서는 척 했는데, 알잖아, 나 그런거 잘 못하는거."


리에프는 한 자리 떨어져 앉으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야쿠는 리에프가 자신을 보려 하지 않는 게 너무 낯설었다.


"할 말이... 뭔데?"


야쿠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그가 자신을 보지 않는데. 야쿠는 이 무거운 공기가 숨막히도록 괴로웠다. 둘 사이에 긴 침묵이 흘렀다.


"......그것 봐, 넌 그냥 내가 삐진 거 같아서 달래보려고 온 거야. 사실은 나한테 할 말 같은 거 없잖아."


리에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가."


그리고 그 한 마디만 남기고 성큼성큼 자신의 방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야쿠는 곧바로 벌떡 일어나 리에프의 뒤를 허둥지둥 쫓아갔다.


"리에프, 잠깐만!"


방까지 따라 들어온 야쿠는 등을 돌리고 선 리에프의 옷자락을 자신도 모르게 붙들었다. 할 말이 많은데, 손이라도 붙잡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신을 외면하고 선 리에프가 무서웠다.


"하, 난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거야. 너한테 기대하고, 어김없이 실망하고, 이것도 습관인가봐."


'내 나쁜 버릇은 전부 네가 만든 거야.' 리에프는 언젠가 야쿠에게 투정부리듯 던졌던 말을 기억했다. 그 때도, 지금도 그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 리에프는 자신이 야쿠에게 나쁘게 길들여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처음으로 그 때문에 비참했다. 그렇게 자조하듯 내뱉은 말 때문에 야쿠는 더 움츠러들고 다급해졌다.


"나, 나 좀 봐."


"모리스케, 나 지금 네 얼굴 못 보겠어. 보고 싶지가 않아... 제발 그냥 가 줘."


지금이 야쿠에게는 마지막처럼 느껴졌다. 마지막 기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야쿠는 리에프를 억지로 잡아 돌렸다. 몸에 힘을 주고 있지 않아 쉽게 돌아선 리에프는 정말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제서야 리에프의 시선이 야쿠에게 향했다. 야쿠는 그 얼굴을 보고 말할 수 없이 간절해져 리에프를 붙잡고 흔들었다.


"리에프, 그냥...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줘."


"뭐? 넌...... 내가 너랑 하고 싶은 게 뭔지 네가 몰라?"


리에프는 더 말을 이으면 또 야쿠의 앞에서 울어 버릴 것만 같아 그만 빠르게 쏘아붙이고 입을 다물었다. 리에프는 당연히 야쿠와 사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고 싶은 대로 하라니. 오늘 야쿠는 정말 이상했다. 아니, 이상한 걸 넘어 자신을 너무 힘들게 했다. 리에프는 야쿠의 마음이 자신과 같지 않다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 말을 듣고 그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것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 말문이 막힌 쪽은 야쿠였다. 당연히... 리에프는 자신을 좋아했다. 하지만 방금 그 말은 좀 이상하게 들렸다. 마치...... 아. 야쿠는 언제나 리에프가 자신에게 몸을 붙여 오던 걸 떠올렸다. 야쿠는 잠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어쩐지 이제는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은 어떻게 해서든 지금 리에프를 붙잡아 두고 싶었다. 야쿠는 리에프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교복 조끼를 위로 벗어냈다. 


"뭐하는 거야...?"


야쿠는 대답하지 않고 리에프가 입은 후드티의 목부분을 붙잡아 끌어당겼다. 그리고 키스했다. 손도, 입술도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리에프는 그걸 느낄 정신도 없이 놀라 야쿠를 떼어냈다.


"모리스케."


"나도 하고 싶어. 안 돼?"


리에프의 얼굴이 팍 찡그려졌다. 마음 속에서 울분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것이 울컥 치솟아 올라 머릿속을 흐려지게 했다. 리에프는 이 순간 처음으로 야쿠가 미웠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은 순간에도 반항심처럼 그래, 너를 가져 보고 싶어, 너랑 해 보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드는 자신이 더 지긋지긋하게 바보같고 미웠다.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틀어 야쿠의 입술로 치고 들어가며 리에프는 양 손으로 야쿠의 교복 셔츠를 잡아올렸다. 동시에 야쿠의 손이 리에프의 목에 둘러졌다. 맞닿은 입술 사이로 리에프는 하, 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둘은 야쿠가 끌어당기는 대로 리에프의 침대 위로 넘어졌다. 리에프는 야쿠가 얼마 안 있어 자신을 밀쳐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간신히 제정신을 붙잡은 채로 리에프는 일부러 더 거칠고 빠르게 셔츠 단추를 풀고, 안에 받쳐 입은 티셔츠까지 끌어올려 벗겨냈다. 그리고 다시 키스했다. 언젠가 야쿠의 방에서 사탕을 먹고 입맞췄던 것보다 더 명백히 성적인 의도를 담고 있었다. 야쿠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가 곧 다시 목을 껴안았다. 리에프를 밀어내지 않았다. 결국 리에프의 머릿속이 완전히 하얘졌다. 그는 잠시 야쿠를 내려다보다 곧 그에게 달려들었다. 야쿠는 화나고 슬픈 얼굴을 보는 게 싫어 눈을 꾹 감았다. 리에프도 야쿠도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 아파..."


"......"


리에프는 한 번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야쿠가 괴로워하면 곧 손길이 다정해졌다. 야쿠는 코가 시큰거려 자꾸만 고개를 돌렸다. 벗겨지고 벗어낸 옷들이 침대 발치와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었다. 큰 손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을 구석구석 만져오고 몸이 흔들릴 때마다 야쿠의 입에서 달뜬 숨소리가 터졌고, 리에프도 마찬가지로 거칠고 서툰 숨을 쉬었다. 


"아파... 리에프..."


"......"


사실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리에프는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야쿠는 그가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게 싫어 더 나쁘게 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신 리에프는 입술을 깨물며 야쿠의 얼굴 옆으로 침대 시트를 몇 번 거칠게 쥐어잡았다. 울음을 끝까지 참으려는 그 얼굴을 보며 야쿠는 다시 리에프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더이상 누구도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늦은 밤이 새벽이 될 때까지.


리에프는 움직임을 멈추고 야쿠의 입술에 길고 진하게 키스를 했다. 야쿠는 자신이 리에프와 하는 키스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좋은 선물을 받듯이, 그냥 그런 식으로 기분 좋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엄청나게 사랑받는 기분이었으니까. 그러나 리에프를 제외하면 누구와도 그렇게 좋지 못했던 건, 키스하는 사람의 마음 때문이 아니라 바로 자신 때문이었던 거였다. 같은 마음이니까, 언제부터인진 몰라도 그렇게 되었으니까. 


그러나 이 순간엔 행복하게 웃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몸에서 리에프가 나가는 게 느껴졌다. 리에프는 어느덧 완전히 정신이 돌아와 있었다. 언제나 야쿠에게 보여주고 싶어 예쁘게 정리했던 마음들이 전부 풀어헤쳐지고 무너졌던 순간이 지나고, 리에프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야쿠의 몸 위에서 비켜났다. 야쿠는 손을 잡고 싶었지만 리에프는 등을 돌려 침대 바닥에 발을 대고 앉았다. 얕은 숨소리만이 들리는 순간이 한 차례 흘렀다.


그는 야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미안해."


리에프는 나지막이 사과했다.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졌다. 야쿠는 리에프가 상처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누가 사과해야 하는 것인지 잠시 생각했다. 그는 무엇이 미안하다는 걸까. 먼저 하자고 한 것도 야쿠 자신이었고, 거절하지 못하게 약한 부분을 파고든 것도 자신이었다. 양쪽이 처음이었으니 아픔을 겪는 것도 당연했다. 야쿠는 자꾸만 감기려는 눈을 들어 리에프를 올려다보았다. 몸도 마음도 너무 긴장했던 탓에 완전히 탈진해 손도 까딱할 수가 없었다. 리에프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지쳐 늘어진 야쿠를 잠시 바라보았다.


"사랑해."


"......"


"이 말로 네 마음을 움직여 볼 순 없겠지만."


"......"


리에프는 자신의 마음을 야쿠의 앞에 내려놓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옷들을 주워 입었다.


야쿠는 그 순간 진작 솔직하게,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어 보이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입을 다물고 있지 않았더라면 어떤 결말로 이어졌든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았을 거였다. 소중히 하지 않아서, 적당히 대해서 받는 벌.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다는 게 무슨 뜻인지 절절하게 느끼며 야쿠는 이불 밑으로 고개를 파묻었다. 지금 미안하다고 말하면 거기서부터 또 오해가 시작될 것 같았다. 리에프는 야쿠를 돌아보지 않고 방문을 조용히 닫고 나갔다. 자신을 내쫓지도 않고, 쉬고 가라는 뜻이 담긴 그 행동에 야쿠는 그제서야 이불 속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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