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카마후타/엔노후타] 각자의 겨울 각자의 겨울카마사키 야스시 X 후타쿠치 켄지 X 엔노시타 치카라 w. 비누꽃 1. 별로 춥지도 않은데 자꾸만 따뜻하게 입었냐고 물어보는 게 귀찮았다. 후타쿠치는 현관 앞까지 나와 이런저런 걱정을 늘어놓는 엄마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최대한 빠르게 집을 나섰다. 그러고 보니 겨울이었다. 사실 후타쿠치가 원래 날씨에 좀 무딘 편이긴 했다. 아직도 가을이겠거니 하고 대충 교복 재킷 바람으로 집을 나섰지만 어느새 싸늘해진 바람은 매섭게 그의 뺨을 할퀴고 얇은 교복 셔츠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게 낯설어 아, 하고 멍하니 입을 벌린 순간 차가운 공기가 입 안으로 한가득 들어왔다가 흰 입김이 되어 빠져나가 버린다. 겨울 냄새에 코가 시렸다. 학교에 도착했을 즈음엔 이미 시리고 건조한 겨울 공기를 자꾸만 들이.. 더보기
[리에야쿠] 하이바 리에프는 매일 종례를 빠진다 하이바 리에프는 매일 종례를 빠진다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리에프는 야쿠를 자주 졸랐다. -선배, 저 지금 부실이에요. 우리 여기서 키스해요. 그런 메시지를 받으면 야쿠는 항상 액정을 괜히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다른 부원들이 오기 전에 빈 부실에서 몰래 키스했던 적이 꽤 많았다. 수업이 끝나면 서로 보고 싶어서-야쿠는 아닌 척 했지만-빨리 달려왔고, 문 닫힌 좁은 공간에 둘만 있다 보면 자연스레 분위기가 그쪽으로 흘렀던 것이다. 야쿠는 시계를 슬쩍 보았다. 그리고 뒷자리에 앉아 담임의 종례를 한 귀로 흘려듣는 쿠로오의 눈치도 한 번 살폈다. ‘쟤, 분명 오늘 당번이었지. 종례는 우리 담임이 제일 짧고. 청소 안 하고 전속력으로 달려가면 몇 분이나 같이 있을..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8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야쿠는 그 날 이후로 며칠 동안 리에프를 만나지 못했다.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 버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눈을 떴을 때 리에프는 없었고 야쿠는 어느 틈에 머리 밑에 푹신하게 받쳐져 있던 베개와 잘 덮인 이불에서 리에프가 다녀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뿐이었다. 코를 파묻고 있으면 리에프의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새삼스레 자각한 것은 처음이었다.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해서 몰랐던 것…. 야쿠는 시큰거리는 눈가를 얼른 이불자락으로 꾹꾹 눌러 닦았다. 일어나 둘러본 리에프의 방은 몇 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러니까, 책상 앞의 벽에 잔뜩 붙어있는 야쿠와 찍은 사진들, 그게 몇.. 더보기
[오이스가] 녹여줘 3 녹여줘오이카와 토오루 X 스가와라 코우시 w. 비누꽃 갑작스런 술 제안에 당황한 채로 오이카와는 녹화를 마쳤다. 녹화장이 온통 어수선한 가운데 흘끔, 그의 시선의 끝에 닿은 스가와라의 얼굴은 하얀 찰떡처럼 평온하고 예쁘기만 했다. 무슨 뜻일까. 오이카와는 무심코 팔짱을 끼고 섰다.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오히려 같은 작품을 녹음하게 된 입장에서도 그렇고 개인레슨을 받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어쩐지 스가와라에게 하찮게 자리 잡아 버린 것 같은 자신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몰랐다. 더 거침없는 사람이었다면 그딴 거 무슨 상관이야, 하며 넘길 수 있었겠지만 오이카와는 그렇지 못한 타입이었다.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스가와라는 처음으로 비웃음이 아닌 미소를 보여 주었다. 그건 .. 더보기
[우시시라] 열정 월간 우시시라 [우백] 1월호 열정우시지마 와카토시 X 시라부 켄지로 w.비누꽃 단 한 번도 선배의 앞에서 약한 소리 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시련을 겪게 마련이고, 그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이 나의 오만함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어린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나 역시 그런 약함을 이해한다. 다만 나 자신에 대해서는 용납할 수 없었을 뿐이다. 누구나 기대하고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대도 나만은 그럴 수 없었다. 그럴 여유 따위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순간, 내가 다루는 그 남자, 나의 에이스는 나를 내칠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시지마 와카토시와 함께한 2년 동안 줄곧 그런 마음으로 긴장을 유지하고 나를 채찍질해 왔다. 중학교 때는 꼭 따라잡고 싶은 우상이었고, 고등학교에 ..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7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사랑하기 힘들다. 나는 처음으로 지쳐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게 된 것도 아니었다. 하루종일 모리스케의 얼굴이 눈 앞에 떠다녔고, 가슴이 갑갑해 미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얼굴을 실제로 마주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상처받지 않았을 것이다. 야쿠는 보고 있던 책을 그만 덮어 버렸다. 이 감정을 해결하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듯했다. 리에프가 그를 남겨 두고 떠난 자리에서 어렵게 몸을 일으키면서 야쿠는 자신이 곧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처음이었다. 며칠 내내 책을 볼 수도 없었고 밥을 .. 더보기
[쿠로야쿠] 한여름 청춘 한여름 청춘 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한여름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유일하게 그늘졌던 수돗가. 나는 오랫동안 그 애의 뒤로 비친 그 햇살과 물 흐르는 얼굴에 진 그림자를 탓했다. 그 애를 좋아하게 된 게 아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서. "뭘 봐?" "어?" "씻을 거면 씻던가. 금방 종 치는데." 우린 일학년이었고 그애는, 야쿠 모리스케는 아직 나에게 별로 살갑게 굴지 않았다. 나 역시 아직 그와 별것도 아닌 일로 말싸움을 하는 일이 잦았다. 같은 반에 앞뒤로 나란히 앉은 자리, 그런데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맞지 않는 성격이라니. 그러니 그 때의 우리는 매일 이래저래 입씨름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인 줄 아는 애들이었다. "야, 쿠로오." 나를 부르는 야쿠의 ..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6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여섯살의 리에프는 초등학생이 된 나보다 이미 더 컸다. 나는 반에서 제일 작았고, 리에프는 또래 중에서 가장 크고도 남았다. 그러니 내가 그 애를 이것저것 챙기는 모양새는 아마 옆에서 보기에 좀 우스웠을 거다. 하지만 리에프는 분명 내가 붙어서 챙겨 줘야 하는 동생이었다. 함께 다니다 뭘 잃어버려도,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도 리에프는 나만 바라보며 멀뚱멀뚱 서 있었다. 사실 나는 그 어릴 때부터 내가 리에프가 따르는 형이라는 자부심에 우쭐해 있었다. 그래서 리에프가 점점 더 자라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 게 서운했다. 처음에는 리에프도 내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듯 일부러 나에게 조르고 달라붙었다. 나는 그게 단 한 번도 .. 더보기
2016 리에야쿠 교류회 후기 미리 죄송합니다.. 냥온때도 아는분없이 갔었고 행사 후에 트친분들을 알게돼서아주 긴장한 마음으로 교류회 장소에 갔다자주 트리트먼트를 하는 사람이 아닌데 전날 트리트먼트도 하고 잤다 다른 아는분들은 다 안오셔꼬 희망이 새밤님 뿐이었다 자리배치 하는데 영님이 내 옆 되신거 알고 하,,, 언제 아는척해야 어색하지 않고 반갑고 내 목소리가 이상하지 않고 멍청이같지않을까,,,하고있었는데영님이 내 회지봉투에 이름 쓰인거 보자마자 어!!!!!!!비누님!!!!!!!!!!!!11하고 반가워해주셔서 죽지않을수있었다ㅠ 절 살ㄹ려주셨어요 존자림들은 여유가 넘치셨다 마카롱도 돌ㄹ리시고,,, 회지얘기도 하시고 마막 대화를 끌어가셨고 나는 이 분위기를 망치면 할복해야한다는비장한 각오로 왔기때문에 조용히 있으려고했다,,그래도 이때까.. 더보기
[리에야쿠] MIRAGE 2016 리에야쿠 교류회 원고 MIRAG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형은 성격이 밝고 착했고, 동생은 공부를 아주 잘 했다. 누구도 그들을 친형제라 믿지 않았지만 분명 그들은 형제였다. 그 증거로 형은 동생을 아주 끔찍이 챙기고 돌보았고 동생은 꼭 성공해 호강시켜 주겠다고 몇 번이고 형을 끌어안고 맹세하곤 했다. 그들이 사는 낡고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연립주택 앞을 지날 때면 동네의 꼬마들은 부모의 옷자락을 붙들고 물었다. ‘왜 저 집엔 형하고 동생 둘만 살아?’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래. 착한 형들이니까 너 혹시라도 놀리지 마라.’ ‘근데 왜 둘이 성이 달라?’ 부모는 그저 아이를 붙들고 그 집 앞을 빠르게 벗어날 뿐이었다. 형의 이름은 야쿠 모리스케, 동생의 이름은 하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