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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HQ!!

[오이스가] 녹여줘 3




녹여줘

오이카와 토오루 X 스가와라 코우시



w. 비누꽃








갑작스런 술 제안에 당황한 채로 오이카와는 녹화를 마쳤다. 녹화장이 온통 어수선한 가운데 흘끔, 그의 시선의 끝에 닿은 스가와라의 얼굴은 하얀 찰떡처럼 평온하고 예쁘기만 했다. 무슨 뜻일까. 오이카와는 무심코 팔짱을 끼고 섰다.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오히려 같은 작품을 녹음하게 된 입장에서도 그렇고 개인레슨을 받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어쩐지 스가와라에게 하찮게 자리 잡아 버린 것 같은 자신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몰랐다. 더 거침없는 사람이었다면 그딴 거 무슨 상관이야, 하며 넘길 수 있었겠지만 오이카와는 그렇지 못한 타입이었다.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스가와라는 처음으로 비웃음이 아닌 미소를 보여 주었다. 그건 확실히, 앞으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웃음이었다. 상큼했다.


스가와라 씨, 저는 아나운서실에 제 자리가 있어서 뉴스 전에는 따로 대기실이 없네요. 휴게실에 계셔도 되고 혹시.”

, 생방송 구경해도 되죠? 스튜디오 들어가 보고 싶었거든요.”


오이카와의 저녁 뉴스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쉽게 오케이, 뉴스를 구경해도 되냐는 물음도 시원시원하게. 스가와라는 차분한 얼굴을 하고선 망설이는 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긴장만 얻은 건 오이카와였다. 뉴스는 늘 하던 일이었고, 자신의 일이었다. 자신 있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스가와라는 또 자신을 들여다 볼 것만 같아서. 오이카와는 유난히 목이 말라붙는 것을 느끼고 생수를 여러 병 따서 비워버렸다.


생방송 카운트를 세는 피디의 목소리를 들으며 스가와라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뿌연 연기가 떠다니는 스튜디오의 어둡고 구석진 벽 쪽에 자리를 잡았다. 오이카와는 오전의 녹화 때보다 차분한 브라운 계열의 정장을 입고 뉴스 데스크에 앉아 있었다. 기계의 불빛 말고는 온통 깜깜한 스튜디오에 단 하나 켜진 조명은 오직 그가 있는 데스크만을 비추었고, 곧 고개를 들어 카메라 위의 프롬프터를 응시하는 오이카와의 눈이 그 조명을 남김없이 받아내어 반짝였다. 그의 입술이 열리고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는 지극히 평범한 뉴스의 첫 멘트가 시작되었다. 스가와라는 순간 침을 삼켰다.


정보 전달을 위해 명료하고 신뢰감 있게 정돈된 목소리에는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들 모두를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깔끔하고 흠잡을 데 없는 발음, 완벽한 억양의 표준어, 귀로 쏙쏙 꽂혀드는 가장 중요한 정보들. 스가와라는 성우로서 자신의 국어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다른 장르의 배우들보다 목소리의 전달력에 예민한 것은 당연했고 발성에 있어서도 아나운서보다도 앞서 있다는 생각 역시 갖고 있었다. 그러나 스가와라는 지금 처음으로 한 방 먹었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 이렇게 놀래키는 재주가 있었다니. 연기가 담긴 내레이션이야 해본 적이 없으니 그에겐 더 어려웠을 것이다. 마음의 문제가 제일 첫 번째겠지만. 하지만 자신의 영역에서만큼은 오이카와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모두가 빠져드는 것도 당연했다.


뭔가 타고난 것 같은 능력이네. 이게 타고나지 않은 거라면, 대체 얼마나 노력한걸까.


그게 처음 지켜본 오이카와의 뉴스에 대한 스가와라의 감상이었다.


개인적인 판단이 담기지 않은 공정한 정보 전달이라는 거, 이런 거구나. 참나, 연기까지 욕심내는 건 반칙 아니야?


스가와라는 오이카와의 시선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웃음을 지었다. 이 사람에게 더더욱 흥미가 생겼다. 바쁜 시간을 내어 개인레슨을 해 줄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오히려 배울 점도 많을 거라는 기대가 자리 잡았다. 스가와라의 녹화를 지켜보았던 오이카와가 겪은 긴장과 질투가 뒤섞인 마음과는 정 반대의 여유와 호기심이었다.

 






보통 저녁 뉴스가 끝나면 하루 일과도 끝이었다. 오이카와는 협찬 받았던 정장을 분장실에 곱게 걸어놓고 LED전구가 반짝이는 거울로 시선을 돌렸다. 메이크업을 살짝 닦아내도 꽤 반짝거리는 얼굴과 오늘 아침 일부러 신경 쓴 듯 안 쓴 듯 보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고른 옷의 조화가 괜찮아 보였다.


나 왜 긴장하냐…….”


거울을 들여다보며 말을 중얼거리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옆에서 메이크업 도구를 이리저리 정리하던 아티스트가 그 혼잣말을 듣고 살짝 민망한 듯 웃었다. 오이카와는 그 웃음소리를 듣고서야 문득 정신이 들어 화장대 위에 놓아둔 지갑과 차키를 낚아채 주차장으로 향했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오이카와 씨가 자주 가는 곳 어때요?”


아까부터 자꾸 첫 데이트처럼 말하고 있다는 걸, 오이카와는 몰랐고 스가와라는 알았다. 오이카와는 조수석에서 대답하는 스가와라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 깔끔한 코트 차림인 그와는 달리 스가와라는 두꺼운 패딩의 지퍼를 끝까지 올려 입고 있었다. 모자에 달린 북슬북슬한 털에 그의 머리카락과 뺨이 반쯤 파묻혔다. 오이카와의 손이 히터를 높였다.


많이 추워요? 제 차가 데워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려서.”

괜찮아요, 태워주시는데. , 열심히 일했더니 배고프다!”

그럼 제가 아는 데로 갈게요.”


스가와라의 밝은 목소리에 드디어 여유를 한 조각 되찾은 오이카와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핸들을 잡았다. 스가와라는 좌석에 편안하게 몸을 묻으며 콘솔박스에 놓인 목캔디를 집어 포장을 벗겼다. 시선을 앞으로 고정해도 소매가 긴 패딩에 가려진 하얀 손가락이 부스럭 거리는 게 눈에 들어와서, 오이카와는 문득 고개를 탈탈 털고 운전에만 집중하려 애썼다.

 





고급 와인바나 술집이 즐비한 부촌 거리에서 오이카와나 스가와라를 알아보았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래도 오이카와는 술집에 들어서자마자 최대한 조용하게 룸이요, 하고 요청했다. 그 뒤에서 스가와라는 목 끝까지 올라오는 패딩 속에 얼굴을 감추고 서 있었다.


일본식 술집의 룸은 좌식이었고 아늑했다. 오이카와가 몇 가지 요리를 주문하고, 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사라지고 나서야 스가와라는 몸을 감싸고 있던 두껍고 긴 겉옷을 벗었다. 그 옷을 받아 자신의 코트와 함께 옷걸이에 걸고 다시 자리에 앉으며 오이카와는 가볍게 물음을 던졌다.


얼굴 보이는 거 원래 별로 안 좋아하세요?”

……. 사실 저는 이런 곳에서는 알아보는 사람 별로 없어요. 아까 직원들 전부 오이카와씨 알아보던데요.”


묘하게 대답하지 않으며 스가와라는 오이카와에게로 대화의 방향을 돌렸다. 갑자기 따뜻한 실내로 들어온 탓에 하얗던 뺨에 혈색이 돌았다. 오이카와는 별 생각 없이 그런가, 하고는 도자기 컵에 녹차를 따라 스가와라의 앞으로 밀어 주었다.


저 아까 뉴스 본 거, 지금 감상 말해도 돼요?”

……아직 요리도 안 나왔는데, 나 밥은 먹게 해 줘요.”

아니, 왜요? 아까는 보라고 하면서 감상을 기대하는 눈치였는데요.”

그건 맞지만, 이봐요 스가와라 씨, 제가 당신 앞에서 엄청 긴장하는 거 못 느꼈어요?”


스가와라는 뜨거운 차를 불어 마시다 웃음이 터져 그만 후루룩 하는 소리를 냈다. 콧바람이 잔뜩 섞인 그 웃음소리를 듣고 오이카와는 실쭉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너무 솔직하게 말했죠. 미안합니다.”

……. 다 맞는 말이긴 하더라고요.”


대본을 내려놓고 음식을 앞에 둔 자리의 분위기란 금세 편하게 풀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입맛이 까다로울 줄 알았는데 스가와라는 별로 가리는 음식이 없는 듯 오이카와가 국자로 떠 주는 국물 요리의 내용물을 남김없이 집어 먹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 하나 남은, 육수가 잘 밴 뜨거운 무를 조각내 입에 넣었을 때쯤, 앞에 앉은 오이카와는 술잔을 꼭 움켜쥔 채 테이블에 턱을 대고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무심한 듯 덤덤한 눈길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스가와라는 자신의 술잔에 남은 술을 한 번에 꿀꺽 삼켰다.


오이카와 씨, 술 잘 못 마신다는 얘기는 미리 해 주지 그랬어요.”

…….”


눈빛만 봐도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정이다. 스가와라는 쿡, 웃으며 남아 있는 고기 요리를 접시에 덜었다. 사실 오이카와의 주량이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었다. 맛있는 요리와 함께 술은 금방금방 넘어갔고 이미 몇 잔을 비운 뒤였으니 말이다. 오이카와는 자꾸만 무거워지는 고개를 들어 올려 손으로 턱을 괴었다.


왜 마음을 닫고 있냐고 했죠.”

…….”


스가와라는 음식을 입에 넣느라 대답하지 못한 채 눈만 들어 오이카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말하면 네가 사춘기 어린애냐고, 유치하다고, 아마 다들 그럴 거예요.”

. 듣고서 생각해 볼게요.”

그런 대답 마음에 들어요. 으음…….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말예요, 애니메이션. 알죠?”

그거 내가 더빙한 거예요.”


, 그렇지. 오이카와는 피식 웃으며 가볍게 마른세수를 했다. 뺨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스가와라는 그 단정한 얼굴이 흐트러진 게 꽤 보기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그거 원작 소설도 읽었어요?”


스가와라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워낙 예전 일이라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내용과 방향이 많이 다르다는 감독의 설명에 대본만 읽으며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았다.


거기 보면 하울이 불꽃 마귀 캘시퍼에게 자기 심장을 내어주고 계약을 맺거든요.”

그건 영화에도 나와요.”

그랬구나. 근데 책에는 하울이 울면서 소피한테 고백하는 장면이 있어요. 오래 전에 맺은 어떤 계약 때문에, 자긴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고.”


내가 뭐 하울 같은 멋있는 남자하고 나를 완전히 동일시하는 건 아니에요. 오이카와는 약간 자조하듯 웃으며 덧붙였다. 스가와라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말 안 해도 돼요! 방금 말하지 않았어요? 하울은 심장을 남한테 줘버린 멍청이라고요. 완벽하지 않은 건 당연한 건데, 오이카와 씨처럼 능력 있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난 대체,”

미안해요!”


오이카와는 화를 내려는 스가와라에게 사과하며 슬쩍 눈치를 보았다. 스가와라는 계속 말해 보라는 듯 들고 있던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근데, 난 아까도 그랬고 지금도, 스가와라 씨가 꼭 소피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소피는 항상 멍청한 하울을 무섭게 혼냈거든요. 절대 하울을 불쌍히 여기거나 아니면 반대로 숭배하거나 하지 않고요.”

그래요?”

아마, 아마 하울도 그래서 소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을 거예요.”


오이카와는 망설이며 이야기를 끝냈다. 그러나 스가와라는 이것이 시작을 위한 고백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오이카와가 다 식어 버린 녹차로 목을 축이는 동안 직원을 불러 술을 한 병 더 주문했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두 잔을 마신 뒤에 오이카와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울은 남들 앞에선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심장을 줘버린 걸 후회했죠. 나도 그래요. 누군가 때문에 마음을 닫아버린 거,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내가 앞으로 활동의 폭을 더 넓히고 싶다면, 예를 들면 우리가 곧 녹음해야 되는 바로 그 라디오 드라마 같은 걸 하고 싶다면, 열어야 된다는 것도 알아요.”

. 자기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지 않으면, 사랑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게 연기니까요.”


스가와라도 술기운에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그리고 자신이 언제나, 셀 수 없이 마음에 새겨왔던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노래하듯 읊었다. 오이카와는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가와라는 그 웃음이 또 자신을 감추기 위한 장치라는 걸 알았지만,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근데 말이죠. 정말 마음이 움직이질 않아요. 내가 열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 해도 예전의 백퍼센트 자신감 넘치고 상처받지 않았던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알았거든요.”


오이카와는 그 말을 마치고 처음으로 스가와라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쳤다. 그러던 시선은 곧 유리창 바깥으로 향했다. 긴 손가락이 하얗게 성에가 낀 유리를 의미 없이 쭉쭉 내리 문질렀다.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거 정말 오이카와 씨 이야기였군요.”

사랑 못 하겠어요. 두렵고, 싫어요.”


오이카와는 유리창에서 시선을 떨구고 무릎 언저리를 의미 없이 내려다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아나운서보다 연기가 배우고 싶었어요. 배우 앞에서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재미있었어요, 연기가.”


그러면서 오이카와는 만난 지 고작 이틀째인 스가와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연기를 막 시작하려 했을 때 알게 된, 지금은 전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배우와 했던 짧은 사랑 이야기를. 오이카와는 그를 평생에서 제일 사랑했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그 사람에게 결혼까지 약속한 다른 애인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그랬다고.


그러나 당연히 관계는 오래 갈 수 없었고, 오이카와는 헤어지자는 말조차 먼저 꺼내지 못하고 비참하게 이별을 맞아야 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떼었던 연기는 곧바로 접었고, 학교를 휴학한 채 방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괜찮아졌다고 선언하며 세상으로 걸어 나왔을 때, 오이카와는 단단한 방패막이를 마음에 두껍게 두른 채였다. 그 안에서 상처는 벌어지지도, 아물지도 않은 채 외면당했다.


오이카와는 이야기를 끝내며 스가와라의 뒤쪽 벽에 붙어 있는 주류광고지에 한 번 시선을 주었다. 마음은 억지로 끊어져 끝나버렸어도 잊을 수 없었다. 아직 사랑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그 존재와 계속해서 마주쳐야 했다는 것이다. 텔레비전, 라디오, 광고, 영화. 오이카와의 시선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가 있었다. 마음은 더 이상 요동치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기억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이 말을 누군가한텐 하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스가와라 씨. 처음 만난 사인데 부담스럽게 했죠.”

……. 괜찮아요. 오이카와 씨 같은 엘리트들은 마음을 털어놓는 걸 철없다거나 약점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익숙해요. 그리고.”


그리고요? 오이카와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스가와라를 바라보았다. 스가와라는 조금 전까지 오이카와가 그랬던 것처럼 턱을 괴고 잠시 그를 빤히 마주보았다.


당신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 .”

오이카와 씨가 왜 마음을 보이지 못하는지. 당신이 보여 준 뉴스처럼 분명 당신도 명료하고 매력적인 사람일 것 같은데. 궁금했거든요.”

그런 말을그렇게 갑자기 하면.”


난 어떡해요. 말문이 막힌 오이카와의 눈에서 후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스가와라는 얼굴을 가려 버리려는 오이카와의 손을 끌어당겼다. 따뜻하고 하얀 손에 붙잡혀 도망가지 못한 채로 오이카와는 스가와라의 앞에서 오랫동안 조용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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