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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스가] 신의 선물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신' 신의 선물쿠로오 테츠로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신이 있다면 내게 이럴 수 없다. 그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나를 이렇게 살아가게 해도 좋은건가. 아니면 신은 흔히들 말하는 성스럽고 자비로운 목적으로 우리를 만들어 놓은 게 아닌건가. 문구점에서 집어와 아무렇게나 굴려도 좋은 보드게임처럼, 좀 더 좋게 봐줘서는 교묘하고 복잡하게 설계된 소프트웨어 게임처럼, 이 세상도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건가. '신'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의 심심함을 풀어줄 게임 캐릭터들로, 내가 생각 없이 플레이하던 RPG게임 속의 그들처럼. 그럼 나는 신이라는 존재가 괴롭히기로 운명을 결정한 안타까운 놈인가보다. 고작 게임 속 캐릭터 따위를 죽인다고 죄책감 같은 건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더보기
[카게스가] 그 달의 기억 스가른 전력 60분, 주제 '윤달'카게스가 AU 그 달의 기억카게야마 토비오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카게야마.""......""아, 거 참. 토비오!""네, 스가 씨." 길에서 주워온 고등학생은 이제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대답도 안 한다. 나는 목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가래침을 꾹꾹 삭이며 부러 거칠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가서 도시락 사올래? 간 김에 담배도." 보기좋게 둥근 머리통을 감싼 검은 머리칼이 절레절레 흔들렸다. "스가 씨는 담배 끊어야돼요.""난 아저씨라 밥이랑 담배가 없으면 죽어요." 카게야마는 내 쪽을 한 번 흘깃 봤을 뿐, 곧 다시 TV에 집중했다. 아, 지겨운 배구 경기. 나를 등지고 앉아있는 얄미운 등을 팍 째려봐도 미동도 없다. 마침 내 옆에 놓여있던 리모콘을 집어.. 더보기
[오이스가] 첫사랑 오이카와 안나옴 주의; 아, 내가 진짜 너를 좋아했구나.고작 맥주 두 잔에 취해 엎드리며 나는 너의 얼굴을 가슴 아프도록 떠올렸다. 첫사랑오이카와 토오루 X 스가와라 코우시 w.비누꽃 우리는 한 번도 사귄 적이 없었다. 그러니 그에게 나는 한 마디도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그는 내 첫 키스를 가져가고, 내 첫 섹스를 가져가고 그리고 내 마음만은 그대로 돌려주고 떠났다. 내가 더 사랑을 원할 때마다, 확인하려 할 때마다, 관계를 정립하려 시도할 때마다 그는 구실 좋게 빠져나갔다. 더 원하는 내 마음이 마치 쿨하지 않은 어린애의 행동인 것처럼,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게 멋진 것처럼 포장하고 돌려 말하며 우리 사이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티를 내기 싫어서, 지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