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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프

[리에야쿠] Give Love 06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여섯살의 리에프는 초등학생이 된 나보다 이미 더 컸다. 나는 반에서 제일 작았고, 리에프는 또래 중에서 가장 크고도 남았다. 그러니 내가 그 애를 이것저것 챙기는 모양새는 아마 옆에서 보기에 좀 우스웠을 거다. 하지만 리에프는 분명 내가 붙어서 챙겨 줘야 하는 동생이었다. 함께 다니다 뭘 잃어버려도,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도 리에프는 나만 바라보며 멀뚱멀뚱 서 있었다. 사실 나는 그 어릴 때부터 내가 리에프가 따르는 형이라는 자부심에 우쭐해 있었다. 그래서 리에프가 점점 더 자라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 게 서운했다. 처음에는 리에프도 내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듯 일부러 나에게 조르고 달라붙었다. 나는 그게 단 한 번도 .. 더보기
[리에야쿠] MIRAGE 2016 리에야쿠 교류회 원고 MIRAG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 비누꽃 형은 성격이 밝고 착했고, 동생은 공부를 아주 잘 했다. 누구도 그들을 친형제라 믿지 않았지만 분명 그들은 형제였다. 그 증거로 형은 동생을 아주 끔찍이 챙기고 돌보았고 동생은 꼭 성공해 호강시켜 주겠다고 몇 번이고 형을 끌어안고 맹세하곤 했다. 그들이 사는 낡고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연립주택 앞을 지날 때면 동네의 꼬마들은 부모의 옷자락을 붙들고 물었다. ‘왜 저 집엔 형하고 동생 둘만 살아?’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래. 착한 형들이니까 너 혹시라도 놀리지 마라.’ ‘근데 왜 둘이 성이 달라?’ 부모는 그저 아이를 붙들고 그 집 앞을 빠르게 벗어날 뿐이었다. 형의 이름은 야쿠 모리스케, 동생의 이름은 하이.. 더보기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3 아홉 마디 꽃 w.비누꽃 황묘족과 흑묘족의 소공자들이 모여 사는 가옥은 도성 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축에 속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전각을 사용하는 것은 부족의 후계들이었다. 가장 안쪽에, 가장 아름다운 뜰을 가진 전각에는 큰 방이 두 개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야쿠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흑묘족의 소공자가 기거하고 있었다. "한 해 동안이나 태자전하와 글을 읽었으면서, 너도 참 매몰찬 게 아니냐." "시끄럽다." 야쿠는 책장을 넘기며 말을 붙여 온 쪽에 눈길도 주지 않고 대꾸했다. 그가 앉아있는 방은 뜰을 향해 창이 나 있었다. 여름임에도 쾌청한 밤바람이 열린 창으로 불어들었다. 또 한 사람, 야심한 시각임에도 뜰에서 밤공기를 맞는 남자는 창틀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다. 키 크고 다부진 체격에 머리는..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5 Give Love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일기처럼 글로 기록하지 않아도, 어떤 기억을 생생하게 가져다 주는 것들이 있다. 언제든 이어폰을 꽂으면 그 노래를 처음 듣던 겨울날을 생각하게 해주는 음악이라든가 늦가을 매일 같은 길을 걸을 때 먹었던 사탕을 보면 그때마다 밟았던 낙엽의 바삭거리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은, 바로 지금처럼. 여름 축제의 등불 밑을 걸을 때마다 나는 이 노란 불빛과 노점마다 피어오르는 연기,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 언제나 여섯 살의 여름밤을 기억해냈다. 더 정확히는, 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손을 꼭 잡고 사람들 틈을 헤치던 여덟 살의 야쿠 모리스케의 뒷모습을. 물론 나는 일상에서 보는 거의 모든 것에서 모리스케를 떠올리지만, 쇼윈도에 걸린 니트를 보고 그에게 선물해..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2 *소꿉친구AU Give Love 02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쉬운 사랑은 연애 감정이다. 어차피 금방 식어 버리는 것이니 원하는 대로 소비하다가 끝나면 돌아서면 그만인 것이다. 한 번 이렇게 생각해 버리자 두 번, 세 번도 어렵지 않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쉽게 마음을 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 사실은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수가 없었다. 진지한 마음은 너무 부담스러워 받고 싶지 않았다. 가슴을 열어 받아들인 뒤 너무나 쉽게 끝나 버린다면? 그러니 소중한 사람은 소중한 채로, 그대로 나의 곁에 남아 주었으면 했다. 내가 하이바 리에프의 마음을 아예 마주할수조차 없는 것도 아마 그런 내 얄팍하고 성장하지 못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애와 사랑을 시작한다는 걸 나.. 더보기
[리에야쿠] Give Love 01 *소꿉친구 AU Give Love 01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두 살 연상,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건 고작 일년뿐이다. 그가 없는 중학교에서의 2년은 너무나 지루하고 길었다. 야쿠 모리스케의 사생활, 그러니까 학교 생활을 낱낱이 알아낼 수 없다는 점이 미치도록 답답했었다. 이제 겨우 같은 교복을 입고, 그보다 30센티 가까이 큰 멋진 남자가 되었으니 사랑을 독차지하는 일만 남았나 싶었는데. 그러나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으로 하고 싶은 그는 내가 없는 동안 내 상상과는 전혀 딴판의 연애관을 가진 인간이 되어있었다. 리에프의 원망스러운 눈빛이 야쿠에게로 향했다. 입학하고 벌써 몇 달 동안 그를 집요하게 쫓았으므로, 이 시간대에 어디에 있는지쯤은 훤하게 알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