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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HQ!!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2



*동양고전AU






아홉 마디 꽃

w.비누꽃










리에프 태자는 고작 열 셋이었으나 몇 년 사이 놀라울 만큼 성장하여 제왕의 재목이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문무를 갖추고 있었다. 황상의 절대적 총애를 받는 귀비의 소생인 리에프를 태자로 앉힌 것에 조정의 누구도 반발하지 못했고 그저 숨죽이고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 리에프 역시 궁중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역량을 가진 왕자였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새로운 태자는 기본적으로 뜻을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그 대단한 고집 역시 제국의 2인자라 부를 만 한 것이었다. 물론 그때문에 늘 쩔쩔매야 하는 것은 리에프 주변의 궁인들이었다.



"태감. 나는 기다리는 게 싫다."



금빛 용포를 두른 리에프는 태자궁의 보현각에 눕듯이 앉아 조강 뒤의 아주 잠시간의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본래 머물던 사운궁에 새로운 태자를 위한 모든 것이 갖추어졌음에도 리에프는 이따금 죽은 태자가 사용하던 보현각을 찾았다. 리에프의 궁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조아리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야쿠 모리스케를 조강과 석강에 불러오라고,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어린 목소리가 슬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었다. 차를 따르는 상궁의 손길이 바빠졌다.



리에프가 태자의 자리를 얻은 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다. 리에프는 소공자에게 죽은 형님을 추모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제 참는 것을 그만두고 그가 보고 싶었다. 


사실은 보고 싶다, 라고 단순하게만 정의내릴 수는 없는 감정이었다. 삼 년 전 구절초 다발을 내밀며 고백했던 마음은 분명 짓밟혔다. 야쿠의 태도가 단호했든, 미안해서 눈물을 글썽였든 간에 고귀한 왕자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럼에도 리에프는 야쿠 모리스케가 궁금했다. 다섯 살이나 연상인 그는 죽은 태자의 장례에서 잠시 보았던 대로 이제는 소년의 티를 제법 많이 벗었을 것이다. 


그래, 그 얼굴이 보고 싶다. 


리에프는 기울였던 자세를 바로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 아시다시피 야쿠 모리스케 소공자는 지난 달에 이미 문과에 급제하였사옵니다. 그를 불러오는 것은..."


"......"



제 나이로 보기 힘든 키의 리에프는 벌떡 일어나 책상을 돌아 걸어나왔다. 황족다운 우아한 몸짓으로 그는 태감의 옷깃을 잡아채 가까이 끌어당겼다.



"저, 전하...!"


"그의 나이는 올해 고작 열 여덟이다. 아직 관례도 치르지 않은 자를 써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걸 네가 모르진 않겠지."



가까이 다가온 어린 태자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어 태감은 고개를 잔뜩 수그렸다. 구겨진 옷을 놓아 준 리에프는 가볍게 손을 털고 보료로 돌아가 앉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태도로, 그는 손짓 한 번으로 늘어선 궁인들을 전부 보현각에서 내보냈다. 다만 한 마디 덧붙임이 누구보다 빠르게 보현각을 나서는 태감의 뒤로 꽂혔을 뿐이었다.



"황묘족의 소공자를 내일 당장 입궁시켜."





*





"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


"소신, 오늘부터 태자 전하와 글공부를 함께 할 것입니다. 부족하오나 누가 되지 않도록,"


"그동안 강녕했냐는 말 한 마디를 안 하는군요."



말이 끊어지자 야쿠는 절을 올리고 엎드렸던 자세에서 고개를 살짝 움찔했다. 비단 버선을 신은 발이 어느새 눈 앞에 다가와 있었다. 별다른 감정이 실리지 않은 손길로 리에프는 야쿠를 손수 일으켰다.



"도성 안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들었습니다."


"...예, 법도를 따른 것입니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도성 밖을 지키는 묘족의 후계들은 법에 따라 도성 안에 머물러야 한다. 볼모라고 할 수는 없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성밖에서 귀족들이 혹여나 반란을 일으킬 싹을 사전에 잘라버리고자 만든 법인 까닭이다. 이전에는 관심 없이 넘겼지만 지금 리에프는 그러한 법이 있는 것을 다행이라 여겼다. 야쿠를 더 가까이에 붙잡아둘 수 있으니.



"그만 앉으세요."



리에프는 아직까지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몸을 돌렸다. 야쿠의 얼굴은 조금 마른 듯했으나 생기가 있었다. 이제는 정말 괜찮은 모양이군. 잠시간 마주해 이리저리 뜯어본 야쿠는 이미 리에프보다 키가 작았다. 그래서인가, 성년이 되어가는 나이답게 꽤 균형 잡힌 체형이었지만 어딘지 여린 느낌이 있었다. 


하늘색 관복을 입은 야쿠는 바른 자세로 리에프와 마주보고 꿇어앉았다. 내리깔고 있던 눈은 그대로였으나 다물렸던 작은 입술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전하, 소신은 아직 관직도 없는 몸입니다. 계속 존대를 하시니 황공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태자는 절대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늙은 조정 대신들 앞에서도 얼마든지 하대를 할 수 있는 존귀한 몸인 것이다. 야쿠의 머릿속에도 이미 삼 년 전 울며 떼쓰던 칠왕자는 없었다. 그때도 내재된 기백은 대단했지만 어린애는 어린애였다. 허나 이미 어린 티를 거의 벗어버린 태자는 지금은 황궁의 백사자라는 이름에 더욱 걸맞는 기백을 갖추고 있었다. 야쿠 역시 정자에서의 마지막 날을 잊지 않았으나 그런 기색은 전혀 바깥으로 나타내지 않았다. 눈앞에 있는 건 묘제국의 황태자. 하얀 손이 책 위에서 공손하게 맞잡아졌다.



"그대에게 내가 일개 왕자였던 시절과 똑같이 예의를 갖추는 것은 오로지 나를 위해서예요."



리에프는 옷자락을 흐트러뜨리며 책상에 턱을 괴었다. 순식간에 가까이서 야쿠를 올려다보며 그는 예쁜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라도 해서 나를 억누르지 않으면, 이 즐거운 조석강 시간이 어떻게 틀어질 지 모르는 것 아니겠어요?"



리에프는 자신에게 남은 감정을 아직 확실히 알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건 간에 주도권을 넘겨 줄 생각은 없었다. 가질 수 없었던 태자의 사람, 그는 지금 나의 앞에 꿇어앉아 있다. 


야쿠가 당황한 표정을 채 숨기기도 전에 사운궁의 별각으로 태자의 선생이 들었다. 대화는 거기에서 끊어졌다. 





*





"야쿠 공자는 아직도 나를 편히 대하지 않으시네요."


"...송구합니다. 감히 태자 전하를 어떻게..."


"동생처럼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그냥 나를 불편해 하는 게 느껴져서 그렇습니다."



다소 새침하게 말을 마무리 지은 리에프는 보고 있던 책으로 눈을 돌렸다. 겨울의 끝무렵부터 입궁했던 야쿠는 계절을 한 바퀴 넘게 돌아 가벼운 여름 관복을 입고 있었다. 매미 울음소리만이 들려오는 침묵이 흐르는 사이 궁녀들은 부지런히 얼음을 띄운 차를 책상 위로 각각 올렸다. 야쿠는 찻잔 뒤로 얼굴을 감추며 리에프의 낯빛을 살폈다. 어린 티가 남은 얼굴은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야쿠는 새삼 그 점이 놀라웠다. 고작 사 년이란 시간 안에 어린 왕자가 이렇게 달라지다니. 



처음 리에프의 글공부 동무로 입궁하던 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던 것이 무색하리만큼 리에프는 야쿠에게 딱히 어떤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저 태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선생이 들면 차분한 태도로 배웠고, 야쿠와 의견을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질문도 자주 했다. 


리에프의 학식은 이미 문과에 급제한 야쿠와 엇비슷할 정도였다.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것이 있으면 다음 조강 때까지 반드시 익혀 놓았다. 야쿠는 혀를 내둘렀다. 정무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태자는 태자였고, 일 각도 허투루 쓸 시간은 없는 것이 당연했다. 대체 어디서 짬이 나는 것인지. 일국의 재목이란 이런 것인가.



"더운 날씨에 고마워해야겠어요. 야쿠 공자가 잡생각을 하는 걸 다 보고."



어느새 창 밖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돌리며 야쿠는 입 밖으로 의미 없는 한숨을 터뜨렸다. 선생이 없는 석강 시간. 리에프는 조금 전과는 달리 흐트러진 자세로 야쿠를 바라보며 빙긋 웃고 있었다. 


문득 야쿠는 이곳이 태자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녁해가 져 가는 시간, 보현각은 어느덧 궁녀들이 피워 놓은 등불로 밝혀져 있었다. 무엄한 줄 알면서도 야쿠는 리에프와 눈을 마주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일렁이는 불꽃 때문에 리에프의 얼굴로 그림자가 졌다.


야쿠가 몇 년동안 입궁했던 익숙한 태자궁, 그 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림자가 마치 다른 사람을 그려내는 듯 리에프의 얼굴을 가렸다. 궁 안이 서서히 어두워지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긴 침묵이 흘렀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어느새 웃음기를 싹 거둔 리에프였다.



"......나를 보면서 다른 이를 떠올리는군요."



야쿠가 순식간에 고개를 떨구자 리에프의 손이 야쿠의 팔을 잡아챘다. 놀라 고개를 쳐든 야쿠의 앞으로 리에프의 얼굴이 닿을 듯 가까워졌다.



"감히 누구를 생각했습니까."



팔을 잡았던 손이 스르르 올라와 야쿠의 턱을 움켜잡았다. 다섯 살이나 어린 태자의 팔에서 나오는 악력이 꽤 세게 느껴졌다. 처음으로 리에프의 얼굴이 평정심을 잃고 찡그려졌다. 야쿠의 눈을 잠시 들여다보던 리에프는 곧 잡았던 손을 놓아 주며 다시 편안히 앉았다. 피식 웃으며 태감과 눈을 마주치자 그와 궁녀들이 일제히 보현각에서 물러났다.



"태자궁의 주인은 나예요."


"...전하."


"죽은 형님이 아니고."



야쿠는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 죽은 태자의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떤 절절하고 깊은 관계는 아니었으나 그는 분명 야쿠를 정인이라 칭했다. 항상 친절했고 곁에 다른 사람을 두지 않았다. 오직 야쿠뿐이었다. 붙잡아 강제로 속박하지도 않았고 애정을 요구하지 않았어도 그는 야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었다. 그의 병이 여러 해를 넘기는 동안 야쿠는 마음을 정리하며 영영 이별할 준비를 끝냈지만 아직 죽은 태자는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태자궁의 주인이 바뀌었어도 보현각은 야쿠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리에프가 아닌 죽은 태자와의 추억을.



"공자가 일왕자 형님을 생각하는 눈빛이 그저 신하의 충심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 아니 소신은, 날이 더워 잠시 다른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나를 그렇게 보는 것이라 착각했었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요. 알고 보니 그것은 떠나간 정인을 그리는 눈빛이 아닙니까."


"천부당 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 전하!"


"아까는 그리 당황하더니 지금은 얼굴빛도 바뀌지 않고 거짓을 고하고."



야쿠의 대답을 그대로 흘려버리는 것처럼 리에프는 손가락 끝으로 책상을 따각따각 두드리며 혼잣말하듯 말을 뱉었다. 황족다운 고상한 말씨로 비꼬는 솜씨도 탁월했다. 



"이 보현각에서 더는 나 외에 다른 이를 떠올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런 얼굴을 하는 것을 용서하는 것도 금일로써 끝이니 더는 죽은 자를 생각하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


"더 할 말이 있는 모양이군."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 소신은 돌아가신 일왕자 마마의 글공부 동무로 여러 해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태자 전하와 글공부를 시작한 지 한 해가 넘었음에도 금일처럼 태자 전하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는 것은 전하의 신하로서 자격 없는 행동이었다 사료됩니다."


"해서요?"


"또한 소신은 곧 성년이 되어 관례를 치를 것입니다. 이미 문과에 급제한 몸으로 국록을 먹으며 관직 없이 떠도는 것 역시 나라에 불충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한 마디로 내가 그대를 쓸데없이 붙잡아 아까운 인재를 낭비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야쿠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울컥하는 마음에 속마음을 쏟아낸 야쿠는 곧바로 얼마쯤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태자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살아 나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해도 사실이었다. 황제는 진작에 야쿠를 적소에 사용하려 했으나 워낙에 아끼는 태자의 청으로 잠시 눈감아 주고 있을 뿐이었다. 야쿠는 관직을 받고 싶었고, 태자와의 시간이 굳이 싫지는 않았으나 불편했다. 연유는 모르겠으나 심을 읽히듯 태자의 시선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이 껄끄러웠다. 그리고 죽은 태자와의 기억이 남은 곳에 계속해서 발을 들이는 것도 괴로웠다.



"소신이 부족한 탓입니다. 그러니... 부디 태자 전하께 소신을 내보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



이번에는 리에프가 말이 없었다. 해가 진 보현각에는 밖에서 우는 풀벌레 소리만이 고요를 뚫고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야쿠 공자는 나에게 매정합니다. 나를 불편해 한다는 걸 안다고 직접 말까지 했는데도. 그대가 사운궁에 들던 첫 날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리에프는 말을 멈추고 잠시 숨을 골랐다. 그는 야쿠가 딱히 대답 없이 눈을 내리깔고 있는 것에 칼날로 긁히듯 마음이 아팠다. 시선을 쳐들었다 다시 야쿠에게로 꽂아내렸을 때 리에프의 눈은 무어라 하나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그대가 형님을 생각한다는 걸, 그 얼굴을 보면 모를 수가 없으니까요! 나를 볼 때는 그토록 무감정하고 무정한 얼굴을 하면서, 보현각에만 들면 추억 속에 빠져 죽기라도 할 것처럼 간절한 눈이 되는 거!"



격앙된 감정을 터뜨리며 리에프는 한 손으로 책상을 쳐 밀어버렸다. 그리고 공손히 꿇어앉아 있던 야쿠의 관복 옷깃을 콱 잡아 끌어당겼다. 리에프의 영역으로 끌려들어온 야쿠가 몸을 가눌 새도 없이 둘의 입술이 세게 맞닿았다. 서툰 접문이 시작되는 순간 리에프는 야쿠를 향한 자신의 애증을 절절히 느꼈다. 



"전하, 읍!"



잠시 입술이 떨어지던 찰나에 리에프는 야쿠의 뒷목을 움켜쥐었다. 고운 빛깔의 관복이 손 안에서 구겨졌다. 야쿠가 몸부림을 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리에프는 크게 뜬 눈으로 빈틈없이 야쿠와 시선을 마주쳤다. 야쿠의 손이 리에프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드디어 그에게도 보여주는 야쿠의 감정. 불충한 행동인 걸 알면서도 리에프는 차라리 그것이 기분 좋았다. 


차마 오래 반항하지 못하고 손이 떨어지자 곧 리에프도 그때까지 붙이고 있던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 야쿠를 놓아주었다. 둘 다 코로 내쉬는 숨이 거칠었다. 


리에프는 순식간에 감정을 정돈하고 평이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지금 그대와 이곳에서 접문한 이가 누군지 기억하세요."


"......"


"앞으로 보현각을 떠올릴 때는 절대로 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나가세요. 원하는 대로 다시는 태자궁에 발을 들이지 못할테니."



리에프의 말이 끝나자마자 보현각의 장지문이 스르르 열렸다. 리에프는 그의 말을 듣고도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야쿠를 잡아끌어 일으켰다. 붙잡힌 한 쪽 손이 작게 떨리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놀라 크게 뜬 눈을 마주한 순간 리에프는 아찔하고 불순한 쾌감을 느꼈다. 


야쿠가 비틀거리며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리에프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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