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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HQ!!

[쿠로야쿠/리에야쿠] 야쿠르트 따먹기 프롤로그

제자X선생 AU




야쿠르트 따먹기 (프롤로그)

쿠로오 테츠로 X 야쿠 모리스케

하이바 리에프 X 야쿠 모리스케




w.비누꽃




"선생님, 아프지 마세요."


정말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걸까? 야쿠 모리스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키 큰 남학생이 건네는 초콜릿을 받아들었다. 평범한, 네모난 판초콜릿. 조끼에 넥타이까지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학생 쿠로오 테츠로는 그저 씨익 웃었다. 야쿠는 초콜릿을 든 손으로 다시 담뱃갑을 뒤졌다. 무의식 중에 나온 행동이었다. 쿠로오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급히 비벼 껐던 장초가 아직 야쿠의 발 밑에 있었다. 이 애 앞에서는 어쩐지 입술이 말랐다.


"그래, 고맙다. 수업 시작하는데 가 봐."


이미 손가락에 길고 하얀 담배 한 대를 꺼내들었으면서, 학생이 돌아서서 가기 전까진 절대 입에 물지 않겠다는 의지가 야쿠에게서 너무 확고하게 보였다. 쿠로오는 그것을 읽고 다시 말을 꺼냈다. 


"저희가 맨날 말썽부려서, 선생님이 병나실까봐 걱정됐어요."


야쿠는 고개를 끄덕여 주며 쿠로오의 얼굴을 슬쩍 살폈다. 단정한 모범생 같지만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거만함, 아니 그냥 어린애의 당당함 정도인가? 그렇게만 생각했던 쿠로오의 눈이 분명한 불순함을 담고 담배를 든 야쿠의 손가락부터 목까지 올라와 입술을 훑고 시선을 똑바로 마주쳤다. 순간 야쿠는 쿠로오와 저의 서열이 뒤집히려는 것을 느꼈다. 절대로 선생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그리고 죄책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안 피우세요?"

"어, 너 들어가면."


야쿠가 지지 않으려 한 건 거의 본능이었다. 자신보다 머리 하나보다도 더 큰 학생을 내려다 볼 수는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애취급을 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잘 해결해 왔었으니까. 야쿠는 쿠로오가 돌아설 것이라 생각하며 계산한 타이밍에 맞춰 담배 필터 끝을 입에 물었다.


"여기요."


쿠로오는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바지 주머니에서 플라스틱 라이터를 꺼내 야쿠가 어쩔 새도 없이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야쿠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필터를 훅 빨아들이다 쿠로오의 손을 쳐냈다.


"야, 뭐야? 너 왜 불 갖고다녀?"


열린 입술 새로 연기가 샌다. 야쿠는 손을 휘저어 연기를 날려보내며 제법 선생다운 얼굴로 쿠로오를 질책했다. 고작 27살의 젊은 교사를 만만히 보는 애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이 애도 그냥 애처럼 대해서 쫓아버리면 되는 건데, 방금 전 불을 붙여주는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순간 자신도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 뻔 했었다. 야쿠는 미성년자가 라이터를 꺼내 감히 선생에게 담뱃불을 붙여주었다는 것보다 그 사실이 더 짜증났다.


"저희 아버지 건데. 옷에 실밥 떼려고 가지고 다녀요, 진짜로요."


씩 웃으며 아무 말이나 늘어놓는다. 믿지는 않았지만 야쿠는 학생에게 이래저래 설교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다. 아직 20대인데 꼰대 소리 들을 일 있나... 생각하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담배를 피웠다.


"안 들어가냐?"

"선생님은 수업 안 가세요?"

"아, 나는 분명히 비는 시간..."


야쿠는 화들짝 놀라 담벼락에 기대고 있던 몸을 떼었다. 다급하게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저장된 시간표를 확인하는 야쿠 앞에서 쿠로오는 기지개를 쭉 폈다. 그리고 야쿠의 손에 들린 꽁초를 낚아채 발로 비벼 끄고는 다시 그의 손을 턱 붙잡았다.


"저희 반 수업이신데요, 야쿠 선생님."


야쿠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쿠로오는 야쿠의 손을 잡아챈 채로 뛰었다.





"좀 일어나라 얘들아..."


야쿠는 물백묵을 내려놓고 교실을 돌아다니며 잠에 빠져든 학생들을 찾아 깨웠다. 야쿠는 인기 많은 선생이었지만 그가 가르치는 현대문학은 그의 인기와는 별개로 학생들을 자주 잠에 빠뜨리는 과목이었다. 교실 뒤까지 온 야쿠는 맨 뒷자리에 엎드린 학생의 어깨에 손을 짚었다.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일으킨 학생은 졸음이라고는 한 점도 묻어있지 않은 얼굴로 제 어깨에 얹힌 야쿠의 손을 턱 붙잡았다.


"깨워주셔서 감사해요, 야쿠 왕자님."


붙잡은 손등을 입으로 가져가 장난스럽게 키스하는 행동에 반 아이들의 웃음이 터졌다. 하이바 리에프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에 야쿠도 그만 어이없어 웃어버렸다. 야쿠가 웃는 걸 보고 아이들은 더 크게 웃었다. 억지로 헝클었던 머리를 금새 싹싹 정돈한 리에프는 야쿠가 으이구, 하며 볼을 쭉 당겨도 실실 웃고만 있었다. 상 밑으로 긴 다리를 쭉 뻗은 채 턱을 괴고 야쿠를 올려다보며 싱글거렸다.


"야쿠 쌤, 제가 사랑하는 거 알죠?"

"몰라."

"아아, 저 좀 사랑해주세요!"

"난 현대문학 잘하는 애가 좋다."


와, 야쿠 선생님 냉정해, 하이바 또 차였네, 하며 반 아이들이 웅성거렸다. 야쿠는 웃으며 등을 돌렸다. 그 등을 바라보는 리에프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칠판 앞으로 돌아가 물백묵으로 글씨를 써내려가는 야쿠의 얼굴을 그는 하염없이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짧게 자른 머리카락과 동그란 눈과, 작은 키와 작은 몸에 딱 맞게 입은 셔츠와 정장 바지, 손등에 입맞출때 맡았던 담배 냄새, 이런 것들이 무어라 설명하고 있는 야쿠의 얼굴과 함께 리에프의 시야에 떠다녔다.


"이거 제가 들게요!"


수업이 끝나고 책과 출석부를 정리하는 야쿠의 주위를 빙빙 맴돌던 리에프는 야쿠가 물건들을 챙겨 들기도 전에 교탁에서 그것들을 싹 낚아챘다. 야쿠는 대형견 같은 리에프가 귀여워 피식 웃었다.


"고맙다, 하이바."

"아 쌤, 정없게 하이바가 뭐예요. 리에프라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시끄러워." 


다른 건물에 있는 교무실로 이동하는 동안 리에프는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떠들거나 이상하게 움직여서 야쿠를 정신사납게 만들었다. 야쿠는 바지 뒷주머니에 들어있는 담배 생각이 간절해졌다. 


"너 책은 나 주고 이제 그만,"

"야쿠 쌤 키 165 안되죠?"


리에프는 문득 뒤돌아서서 야쿠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야쿠의 이마에 힘줄이 올라오려는 것을 보지 못한 듯 말을 이었다.


"전 194인데. 그럼 한 30센치 차이나네요? 와 대박. 쌤은 어른인데 왜이렇게 귀여워요오아악!"


야쿠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인 리에프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하, 주저앉은 리에프 앞에서 한숨을 내쉰 야쿠는 마른세수를 하며 잠시 후회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친구들 엉덩이 걷어차던 습관이 학생한테 나오면 안 되는데... 아니 근데 쟤가 날 열받게 했다고...


"저기 봐, 하이바가 야쿠 쌤 앞에 무릎 꿇었어 대박..."

"고백하는 거야? 장난 아니다..."

"우는 거 아냐?"


야쿠는 학생들의 수군거림을 들으며 재빨리 리에프의 팔을 붙잡았다. 일으키려 하자 리에프는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휘청거렸다.


"아아아아, 아파요 진짜로 아파요..."

"하이바, 일어나 봐. 진짜 아파?"


당황한 야쿠가 리에프를 더 단단히 붙들자 그는 힘겹게 일어나서 야쿠에게 몸을 의지해왔다.


"잘 못 걷겠어요 쌤..."

"미, 미안해... 보건실 가자."


야쿠는 리에프가 들고 있던 자신의 책들까지 주워 들고 리에프를 부축했다.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리에프는 많이 아픈 듯 인상을 찡그리며 신음을 뱉었다. 야쿠는 당황하고 미안한 마음에 팔을 더 단단히 잡아주었다. 야쿠의 굳은 얼굴을 내려다보며 리에프는 그의 머리 위에서 씩 웃었다. 그리고 은근히 몸을 더 바싹 붙여와서, 야쿠의 몸에 온통 긴 팔을 휘감다시피 했다. 야쿠는 그의 무게를 다 견디며 보건실로 걸음을 재촉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복도에 온통 키 큰 애들뿐인 무리에 섞여 서 있던 쿠로오는 길을 지나가는 그들을 보고 인사를 던졌다. 대답할 여유가 없는 야쿠는 고개만 끄덕이고 리에프를 질질 끌며 지나갔다. 리에프와 쿠로오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쿠로오의 무리는 그 광경을 보고 한 마디씩 쑥덕거렸다.


"야쿠 쌤 왜저렇게 불쌍해 보이냐... 밥은 먹고 다닌대?"

"하이바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크지 않냐. 근데 쟤가 야쿠 좋아한대."

"진짜? 야, 근데 둘이 떡치면 야쿠 쌤 죽는거 아니냐. 키도 작고 하이바는 혼혈이잖아. 쟤 좆도 엄청 크겠..."


쿠로오는 거기까지 듣고 손에 들고있던 커피우유곽을 콱 찌그러뜨렸다. 그리고 그것을 말없이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교실로 올라가 버렸다.


"왜 저래?"

"쿠로오도 맨날 야쿠 찾아가잖아. 질투하나봐."

"안됐다. 걸려도 저 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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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편부터 꾸금으로 네코마온에 내고 싶어요.. 부스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