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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쩜디

[미생][원인터X장그래] 미생 오메가버스 01




미생 오메가버스 01


원인터내셔널X장그래


오메가버스 설정 마음대로 주의









w.길티 플레져

















국내 5위안에 드는 무역회사 원인터내셔널


원인터는 기업 내 알파와 베타의 차별을 타파하자는 기업정신을 세우고 채용과 근무, 승진에 우성알파, 알파, 베타의 구별을 두지 않는 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그리고 그 사례를 대부분의 기업들이 따르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성알파와 알파들의 기가 죽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적어도 기업내에서만큼은 사원들이 실적과 업무를 위해 계급은 잊고 일하게 되었다. 사실 일반 알파들과 베타들 간에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는 상념은 사회에서 거의 사라진 지 오래였고, 여전히 사회 특권층인 우성알파들 역시 이러한 현상을 어느 정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오래된 귀족과도 같은 우성알파들은 애초에 자식들을 기업에 보내 말단 신입사원부터 시킬 이유가 없었고, 신입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몇 안되는 우성알파들은 실무를 바닥부터 익히고 오라는 부모님의 꼬장꼬장한 고집을 한탄했다




이렇게 알파와 베타가 신체조건의 차이를 제외하면 별다를 것 없는 같은 인간으로서 사회에 나와있을 때, 바로 그 차이 때문에 아직도 사회의 밑바닥에서 차별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메가들이었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서 오메가 정직원 채용률은 0에 수렴했고 오직 각종 감정노동직, 말단 생산직만이 그들에게 어울리는 자리가 되었다. 원인터에서도 오메가들은 예외없는 계약직 직원들이었다

사람들은 오메가를 조금은 동정하기도 했지만 동급의 인간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자리 싸움은 그들끼리도 충분했고 혼자 살아가기도 힘든 인생에서 자신의 발 밑에 누군가 더 하등한 인간이 있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굳이 뿌리치고 싶지 않은 길티 플레져였다.

 












"영이씨. 오늘 영업3팀에 계약직 신입 온대요. 오차장님이 인원 충당 신청하셨다더니... 계약직이 오네?"



백기는 믹스커피를 탄 종이컵을 손에서 굴리며 영이의 옆얼굴을 슬쩍 쳐다보았다.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고 있는 영이의 표정은 무심했다

누구도 자원2팀 신입이기 전에 우성알파인 안영이에게 감히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았지만 그녀는 지극히 사무적인 태도로 신입으로서 응당 해야한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석율씨가 좀 보고 온다는 것 같았는데. 소식이 없네. 아 나도 은근 궁금한데요."



백기의 말은 거의 혼잣말 같았다. 말이 많지 않은 그였지만 영이 앞에서는 항상 최대한으로 억누른 조바심이 표출되곤 했다.



"장백기씨는 영업3팀 신입이 왜 궁금한데요?"



아뜨뜨. 대답을 기대하길 포기하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려던 백기는 갑자기 들려오는 영이의 목소리에 입술을 델 뻔 했다.



"영이씨가 가고싶어 했던 팀이잖아요, 영업3."



"..."



"그렇게 가고싶다고 티를 냈는데도 안 보내줬던 팀에 누구든 새로 들어온다니까 궁금하죠. 뭐 인턴때부터 정직원 한달차인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동기생각 나라생각?"




영이가 피식 미소지었다.


"동기사랑이 아니라 생각이라서 고맙네요."

, 웃었다. 백기는 만족한 표정으로 넥타이에 튄 커피 방울을 툭툭 닦았다.


"영이씨, 백기씨, 여기 있었어? 아 나 완전 미쳐 오늘. 내가 보고 왔잖아 그 신입!"


앞머리를 정갈하게 반으로 갈라 넘기고 화려한 넥타이에 현란한 양말을 매치한 석율이 탕비실로 뛰어들어왔다. 경망스럽게 떠들고 있었지만 감출 수 없는 우성알파의 강한 기에 백기는 눌리지 않으려 정신을 다잡았다.


"전 안 궁금하다니까요."


"안 궁금해도 들어봐. 오메가야 오메가, 그것도 완전 예쁜 오메가."


종이컵들이 담긴 쟁반을 들고 탕비실을 나가려는 영이의 앞을 가로막은 석율이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회사 계약직 대부분이 오메가인데요 뭐. 근데 예뻐요?"



", 역시 백기씨가 나랑 말이 통하려나보네. 완전 예뻐.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사람 미치게 하는 냄새가 나. 나 여기까지 도망쳐 온거야!"




백기는 큭, 웃고 영이의 쟁반을 뺏어들고 탕비실을 나갔다


티는 안 냈지만, 백기 역시 좋은 혈통의 알파임에도 우성알파 중의 우성알파인 두 명과 한 공간에 있으려니 묘하게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 평소에는 잘 그러지 않는데 이렇게 느껴질 정도라니 석율은 그렇다치고 영이 역시 조금 흥분했었나 보다


정곡을 찔러서 그런가... 중얼거리며 복도를 벗어나 사무실로 들어서자 커피 향과 함께 느껴지는 사무실 특유의 공기만으로도 머리가 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안영이씨가 탄 커피예요."




자원2팀 사무직 직원에게 쟁반을 건네고 당황하는 얼굴에 무심히 등을 돌렸다


오메가 향을 억누르는 향수를 뿌려서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사회환원의 일환으로 오메가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했고 이성적인 근무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오메가 향을 억제하는 고급 향수를 제공했다.







"안녕하십니까, 신입 사원 장그래입니다!"



구석의 영업3팀 사무실에서 들리는 우렁찬 미성에 백기는 걸음을 빨리했다

까만 머리카락이 감싸고 있는 동그란 뒷통수가 보이자마자 백기는 코를 찌르는 강한 향에 순간 어찔해졌다

사람 좋은 베타인 김대리는 어색함과 당황스러움이 뒤섞인 미소를 짓고 있었고 알파인 오차장과 천과장은 코를 씰룩이고 있었다.






"... 뭐야. 남자였어?"

 















 

나는 장그래.


오메가다.



나에게서 나는 향은 평생 지울 수 없다

향수로 애써 가릴 뿐이지만 완전히는 불가능하다


나는 맡을 수 없지만 알파들은 나에게서 코피가 날 정도로 코를 파고드는 강한 향이 난다고 했다. 그 말을 한 후에 그들은 항상 나에게 손을 뻗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쫓기듯 도망쳐 다녔다. 같은 오메가 친구 하나 사귈 틈도 없었다대학교도 쫓기듯 다니며 겨우 졸업했고 나같은 오메가들에게 가장 좋은 직장이라는 원인터내셔널에 운좋게 입사했다


그리고 오늘은 교육을 마친 뒤 출근 첫 날이다



...걱정된다.

 












"안녕하십니까, 신입 사원 장그래입니다!"





그래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탓에 어떻게 해야 싹싹한 신입이 되는지는 잘 몰랐지만 인터넷을 뒤져보고 어제 밤새 거울 앞에서 웃는 표정을 연습했다

그런데 팀 사람들의 표정이 이상했다.



", 인사는 됐고, 향수 안뿌렸어?"


오차장은 코를 씰룩대다가 한 손으로 틀어막고 그래에게 소리쳤다


? 그래는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후다닥 가방 속에서 향수를 꺼내 칙칙 뿌렸다단 한번도 빼놓은 적이 없었는데, 원인터에서 준 향수는 아주 고급이라 오메가향을 가리는 데 최고라고 해서 마음놓고 살살 뿌린게 화근이었나보다

아무도 내 냄새가 향수 냄새일거라고는 생각 안 하는걸 보니 오메가 냄새가 페로몬이긴 하구나, 생각하며 그래는 한숨을 내쉬었다.





"차장님 이친구 울겠어요, 귀 빨개진것 봐. 장그래씨 안녕. 난 김대리고 이쪽은 천과장님, 오차장님."




김대리가 수습에 나서자 입술을 핥으며 그래를 위아래로 훑던 천과장도 표정을 수습하고 사무적인 웃음을 지었다


오차장은 그래를 빤히 보다가 자리에 앉았다

김대리가 할 일 알려주고, 끝나면 회의실로 와. 알겠습니다, 차장님.









그래는 몸을 돌려 자신의 책상에 가방을 올려놓자마자 뒤에 있던 백기와 마주쳤다

경멸이 깔린 무표정은 익숙하다허리를 꾸벅 숙이고 김대리 곁으로 갔다백기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어느새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석율과 영이를 돌아보았다.







"어때? 장난 아니지. 냄새 죽이지. 저 향수 아무리 뿌려봤자 다 가릴 수가 없다고. 나님의 코에는 다 맡아져."

"얼굴은 아직 잘 못 봤구요. 확실히 한 공간에 있기 힘든 타입 같네요. 회사에서 몰랐을 리도 없고... 사탄의 회사에 루시퍼의 등장인가?"

"백기씨 가끔 그런 개그 할 때마다 거리감 느껴져. 일단 우리도 일 바쁘니까 저 예쁜이는 나중에 차근차근 알아보자고."



석율과 백기는 각자의 부서로 향했다. 영이는 김대리의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그래를 빤히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장그래씨도 교육 받으면서 분위기 파악 대충 했겠지만, 우리 회사 내에서는 그래씨가 뭐 오메가다, 페로몬을 풍긴다 해서 알파인 직원들이 뭐 직설적으로 말해서 달려들고 그런 일 거의 없어요. 사내에서 그런 행동 하면 욕구 하나 못 참는 야만인 취급 받거든."


그래도 성희롱과 개무시는 비일비재하지만. 김동식 대리는 가장 중요한 말을 속으로 삼켰다.



"일단 일주일 동안은 내 옆에서 나 하는거 보면서 배우고, 시키는 대로 간단한 서류 정리부터 해 줘요. 업무파악 해야 되니까. 그리고... 잘 알겠지만 너무 눈에 띄는 행동 하지 말고."


동식은 망설이다가 말을 끝냈다

그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작게 대답했다. 피부로 느껴지는 묘하게 불편한 분위기에 아까의 용기는 이미 꺾인 지 오래였다

세상 물정 모르고 그저 신이 나서 출근했고, 오메가는 몸을 사려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원인터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엘리베이터를 누르고 한층한층 올라오면서 만난 사원들은 모두 알파 베타 할 것 없이 잘 지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자신 같은 오메가가 꿈꿀 수 없는 세상이었다.






"김대리, 신입한테 최대한 일 빨리 가르쳐. 그리고 장그래 너도 알겠지만 계약직 사원 하나가 갑자기 그만둬서 새로 뽑은거라 다른 신입들보다 늦게 들어왔으니까 더 빨리 배워서 따라와야돼. 원래 사무직은 그냥 시키는 자료 뽑고 정리나 하면 되는데 우리 팀은 일손 모자라니까 너도 실무를 배워야 된다고.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 차장님."



알파인 오상식 차장 앞에서 그래는 본능적으로 몸이 수그러들었다

차갑다... 


상식은 몇 초 눈을 맞추지도 않고 그래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어유~ 오차장님, 이 냄새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영업3팀이었네요? 일손 모자라서 빨리 인력 충원해달라고 했는데 이거 신경 쓰여서 일 하시겠습니까?"


"박과장.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은요, 차장님 승진하신거 축하 인사도 못 드렸는데 지나가다 보니까 못 참겠는 냄새가 나는 거 있죠. 겸사겸사 해서 들렀습니다~ 어 천과장 김대리 오랜만이야."





사내에서 베타 오메가 가릴 것 없이 추행을 일삼고 다니는 박과장이 영업3팀 부서 안으로 건들거리며 들어와 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러면서도 시선은 이제 막 자리에 앉아 애써 눈을 피하는 그래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새파란 신입이... 인사도 안 하네?"

"죄송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후다닥 일어난 그래를 바라보는 시선에 얼굴이 뚫어질 것 같다

어어, 그래- 하며 어깨를 툭, 툭 두드리듯 주무르는데 의도가 담긴 손길이었다


그래는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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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도 더 전에 연재했던 거 갖고왔는데, 지금은 진짜 읽기 힘들다... 그래도 소중한 첫 글^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