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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른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3 아홉 마디 꽃 w.비누꽃 황묘족과 흑묘족의 소공자들이 모여 사는 가옥은 도성 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축에 속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전각을 사용하는 것은 부족의 후계들이었다. 가장 안쪽에, 가장 아름다운 뜰을 가진 전각에는 큰 방이 두 개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야쿠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흑묘족의 소공자가 기거하고 있었다. "한 해 동안이나 태자전하와 글을 읽었으면서, 너도 참 매몰찬 게 아니냐." "시끄럽다." 야쿠는 책장을 넘기며 말을 붙여 온 쪽에 눈길도 주지 않고 대꾸했다. 그가 앉아있는 방은 뜰을 향해 창이 나 있었다. 여름임에도 쾌청한 밤바람이 열린 창으로 불어들었다. 또 한 사람, 야심한 시각임에도 뜰에서 밤공기를 맞는 남자는 창틀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다. 키 크고 다부진 체격에 머리는.. 더보기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2 *동양고전AU 아홉 마디 꽃w.비누꽃 리에프 태자는 고작 열 셋이었으나 몇 년 사이 놀라울 만큼 성장하여 제왕의 재목이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문무를 갖추고 있었다. 황상의 절대적 총애를 받는 귀비의 소생인 리에프를 태자로 앉힌 것에 조정의 누구도 반발하지 못했고 그저 숨죽이고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 리에프 역시 궁중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역량을 가진 왕자였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새로운 태자는 기본적으로 뜻을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그 대단한 고집 역시 제국의 2인자라 부를 만 한 것이었다. 물론 그때문에 늘 쩔쩔매야 하는 것은 리에프 주변의 궁인들이었다. "태감. 나는 기다리는 게 싫다." 금빛 용포를 두른 리에프는 태자궁의 보현각에 눕듯이 앉아 조강 뒤의 아주 잠시간의 휴식을 즐기고.. 더보기
[리에야쿠/야쿠른] 아홉 마디 꽃 01 *동양고전AU*야쿠른 요소 포함 아홉 마디 꽃 w.비누꽃 대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부유한 제국인 묘나라 황궁의 아침은 늘 태양이 떠오른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궁인들의 비질 소리, 종종걸음치며 주인을 깨우는 궁녀들의 소리, 입궁하는 대신들이 두런두런 국사에 관해 논하는 소리가 끝없이 넓은 황궁의 구석구석에서 울리곤 했다. 일곱째 왕자인 열살 난 하이바 리에프의 하루는 이보다는 여유로웠다. 적통왕자인 태자는 이미 장성해 관례를 앞두고 있었고 제아무리 리에프 왕자가 후궁에서 가장 큰 권력을 거머쥔 촉비의 소생이라 하더라도 황상의 뜻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하여 아직 어린 왕자는 일각의 여유도 내주지 않는 지배자의 교육에서 종종 벗어나 여염집의 자식들처럼 공을 차며 놀곤 했다. 그의 일생의 정인을 처음 만나게.. 더보기